“60대, 당신이 이 시대 스타일 챔피언!”
입력 2013. 04.12. 15:16:30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기자] “60대도 여자야?” 아직도 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면 당신은 이 시대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60대도 여자일 뿐 아니라 매력 있는 여자로 사랑을 즐길 수 있는 열정 넘치는 세대이다.
‘어모털리티’라는 신조어에 기업이 열광하는 것은 물질적 심리적으로 안정된 60대의 변화된 삶이 소비 주역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다소 작위적 발상일 수 있지만, 실제 우리 주변 60대 여성들의 삶을 보면 여자로서 넘치는 매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호프 스피링스’에서 노년에 막 들어선 부부의 애정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은 전작 ‘맘마이아’.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와 전혀 다른, 너무 평범해서 그래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친근감 있는 엄마 이미지를 호소력 있게 보여줬다. 적당히 퍼진 몸매에 전형적인 미국 아줌마를 떠올리게 하는 극중 역할이 그녀가 진짜 카리스마 편집장 ‘미란다’을 연기한 배우가 맞을까 싶은 의구심 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꽃무늬 패턴의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은 지적이면서도 재기 넘치는 메릴 스트립 특유의 이미지와 어울려 사랑스럽게 표현됐다.
특히 이 같은 외적 조건보다 나이가 들어도 여자로서 남편과 교감하고 싶어하는 욕구, 애정 되살리기 프로젝트 전문가 조언대로 민망함을 무릅쓰고 노력하는 모습은 장애인과 다름 없는 취급을 받는 이 시대 60대 노년들 역시 소통 가능한 세대임을 말해주고 있다.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다이안 키튼은 극중 딸의 애인인 잭 니콜슨, 젊은 의사 키아누 리브스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잭 니콜슨과 아이처럼 웃어대며 자신의 고답적인 모습을 벗어 던질 때, 키아누 리브스와 레스토랑에서 미소 지으면서 대화를 주고받을 때, 20대가 범접하기 어려운 사랑스러운 원숙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녀의 화이트 터틀넥과 미디움 단발 헤어, 여기에 입가에 살짝 감도는 미소까지 완벽한 럭셔리 페미닌의 정석으로 기억되고 있다.

해가 더할수록 매력이 하나씩 더해지는 듯한 김해숙은 ‘도둑들’에서 중국 배우 임달화와 한국 중년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멜로 연기를 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60을 앞둔 김해숙은 극중 연기를 위해 체중을 감량했을 정도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극중 비대칭 숏 컷, 몸매가 드러나는 원피스와 재킷 등 드레시한 포멀 웨어는 카리스마 & 섹시 스타일링의 완벽한 조합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미숙이 인터뷰에서 “나이 들어서도 배우가 아닌 여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 말에 대해 영화 ‘여배우들’에서 윤여정이 “넌 여배우에 집착하더라”라며 질타했던 장면이 있다. 여배우에 집착하는 이미숙이나 여자라는 수식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윤여정 모두 중년이라는 표현에 걸맞지 않는 넘치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주민등록상에 기재된 숫자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금 당신이 나이 듦을 두려워한다면 당신은 이 시대를 살아갈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기자/ 사진 = 호프 스프링즈 홈페이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도둑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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