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A와 뷰티브랜드숍의 격전지, 명동을 찾다
- 입력 2013. 04.12. 16:05:31
-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비와 우박, 눈이 번갈아 내리다 갑자기 햇빛이 나기를 반복한 지난 10일 점심 무렵, 관광특구 명동을 찾았다. 궂은 날씨 탓에 평소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점심시간이 지나자 빠르게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4호선 명동역 7번 출구 앞의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2011년 오픈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알려지면서 명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지 오래. 역시 내국인과 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유니클로 마케팅팀 관계자는 “오픈 이후 도쿄에 더 큰 매장이 생겨 현재는 아시아에서 2번째 크기며, 상하이 매장이 오픈하면 세 번째가 된다. 명동중앙점은 타 매장에 비해 외국인 고객이 비중이 월등히 높다.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아이템의 수도 많으며 다른 매장에 없는 상품도 존재하기 때문에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SPA 브랜드의 격전지 명동은 H&M과 자라 등 원조 SPA 브랜드가 두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에잇세컨즈와 탑텐, 스파오, 미쏘, 미쏘시크릿, 스파이시칼라 등 토종 SPA까지 가세, 이미 포화상태다.
특히 전 복종에 걸쳐 내수 브랜드의 SPA 전환을 진행하며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이랜드는 지난 3일 명동 눈스퀘어 3층에 로엠의 SPA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오늘(12일) 눈스퀘어 3층에 미쏘 명동2호점을 오픈한다.
이처럼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명동에 매장을 내는 이유는 일단 최대 200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일일 유동인구와 함께 해외관광객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은 명동만의 상징성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론칭한 에잇세컨즈는 12개점에서 600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고 그 중 명동점의 매출이 가장 높았다. 또한 일본, 중국 매장을 준비 중인 미쏘, 스파오 등은 명동을 통해 외국관광객을 미리 유치함으로써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뷰티브랜드숍의 싸움은 이보다 더 치열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에 자리 잡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지난 2월 27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중구 충무로 1가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당 7000만 원으로 9년째 가장 비싼 땅을 지키고 있었다.
네이처리퍼블릭 홍보팀 관계자는 “정확한 매출은 공개할 수 없지만 명동월드점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외국인관광객에게 명동은 화장품거리로 유명하고 대부분 이곳을 찾기 때문에 매장을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현재 5층 건물 중 1, 2층을 쓰고 있으며 2층은 외국인전용매장을 따로 운영 중이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특히 많으며 3개국어가 가능한 통역도 곳곳에 배치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은 명동 내에만 무려 9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동이 활성화되고 관광객 사이에서 필수코스로 자리잡으면서, 어느 길로 들어오든 찾을 수 있도록 블록마다 매장을 배치했으며 매장 간 제품구성엔 거의 차이가 없다.
이밖에도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잇츠스킨, 토니모리, 미샤, 스킨푸드, 더샘 등 명동 어느 골목을 가도 뷰티브랜드숍을 만날 수 있다. 하나같이 장근석, 송중기, 지드래곤 등 한류스타의 얼굴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들의 광고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이 매장 밖에서 중국어로 손님을 모으고 있으며, 한 20대 관광객은 “한국의 스킨케어 열풍이 굉장하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편 SPA와 뷰티브랜드숍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인 편집숍 에이랜드는 여전히 명동을 대표하는 패션매장 중 하나다. 매장 주변에선 개성 있는 옷차림의 손님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매장에서 나온 홍콩의 관광객(25)은 에이랜드가 국내 브랜드인지 물으며 “제품 수준이 매우 높다”고 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수는 1천 114만 명으로 사상 최초로 천만 명을 달성했으며 2011년에 비해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이루어진 적극적 홍보와 관광산업 육성 등 정책적 측면뿐 아니라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콘텐츠의 인기도 무관하지 않다. 상위 5대 방한국은 일본, 중국, 미국, 대만, 태국 순이며 전체 외래객 구성의 7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동은 2012년 기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의 74.5%가 다녀가는 국내 최고의 관광명소다. 그동안 보행권을 위협하는 과밀한 노점상과 호객행위, 바가지요금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얼마 전 중구는 ‘명동 노점 및 노상적치물 정비계획’을 수립하며 4월부터 이를 추진, 현 272개의 노점상을 130개로 줄일 것으로 알려져 보다 쾌적한 쇼핑의 거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