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티에서 당신의 입은 행복하십니까?”
- 입력 2013. 04.14. 20:33:22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기자] 런칭쇼, 프레젠테이션, 패션쇼. 수많은 종류의 행사나 파티에 참석하다 보면 미각의 행복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는 진리를 터득하게 된다.
곤혹스러운 것은 호텔마다 맛을 구별하기 힘든 적당한 가격대로 규격화된 듯한 스테이크, 이보다 더 처참한 것은 음식 앞에 줄을 세우는 뷔페다. 물론 티라미슈가 유난히 맛있는 하얏트 호텔이나 맛깔 나는 핑거푸드가 인기인 신라호텔처럼 몇몇 호텔은 뷔페가 상징일 정도로 맛과 격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제아무리 유명 호텔이라 하더라도 행사용 뷔페는 메인 뷔페의 질과 견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갤러리와 같은 독립된 공간에서 치러지는 행사에서는 파티 상차림(?)이 브랜드나 기업의 컨셉과 감각의 정도를 여과없이 드러낸다. 이 때문에 푸드 스타일리스트에 의한 케이터링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초창기, 예쁜 용기에 담긴 음식과 함께 샴페인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누비던 모습이 무척이나 그럴듯해 보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미각도 시각적 효과도 지루해질 대로 지루해 져서 행사에 대한 흥미마저 반감시키기도 한다.
모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 성격상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진행하게 되는데 가장 고민 되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이 행사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브랜드나 행사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면서 “가볍지만 센스 있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핑거푸드가 어느 샌가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서 인지 몇몇 브랜드의 세심함은 오랫동안 기억을 채우기도 한다.
매장 오픈 프로모션에서 병원에서 사용하는 드레싱세트를 연상시키는 용기에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담아주는 기발함을 발휘한 '미스식스티'는 벌써 10년 남짓한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색색의 젤리 캔디와 핑거푸드를 포장해주는 센스를 보여준 '루즈앤라운지' 런칭 프레젠테이션은 다소 어설픈 듯했지만 소담스러운 시도로 미소 짓게 했다. 2013년 S/S시즌 프레젠테이션에서 1층 전시장과 분리시킨 2층 파티공간에 자유분방한 캐주얼 레스토랑을 셋팅하고 아이패드 상에 브랜드 소개 영상과 함께 메뉴판을 구성해 주문을 받는 확실한 서비스 정신을 보여준 '코오롱스포츠'는 시각과 미각을 사로잡는 신선한 재기 발랄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반 개인 파티와 달리 전달해야 할 것이 많은 기업이나 브랜드 행사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 食에 대한 좀더 사려 깊고 감성이 느껴지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코오롱스포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