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디옵스’로 바라 본 국내 안경업계의 현주소 “디자인이 살길이다!” [인터뷰]
- 입력 2013. 04.17. 19:54:57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섬유도시로 잘 알려진 대구의 또 다른 별명이 있다. 바로 ‘안경 도시’다. 전국 안경 생산량의 약 80%가 대구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니 가히 ‘안경 도시’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터.
그래서 대구시는 매년 ‘대구국제안경전’을 주최, 국내외 안경 브랜드의 홍보와 수익창출을 위해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안경사와 학회인, 안경학도를 위한 ‘국제광학컨퍼런스’와 ‘국제심포지엄’, ‘대한안경사협회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경축제’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이렇게 국제안경전이 개최된 것은 올해까지 총 12번째. 지난 12년간 이 전시를 주관한 재단법인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의 고영준 본부장에게 현 안경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거 안경 수출 50만불 시대에서 2013년 국내 안경업계는 약 3,500만 불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안경업계를 주목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안경은 도대체 어디로 수출되고 있을까.
“과거에는 가장 많이 수출된 곳은 안경은 미국, 선글라스는 캐나다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안경테와 선글라스 모두 일본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중국과 대만에 수출이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곧 아시아의 체형에 맞는 안경테를 한국에서 많이 개발하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일본, 중국, 대만의 경우 한국 안경테가 없으면 장사가 안 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업계 자체에서 투자를 해서 R&D 개발을 해왔지만 요즘은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안경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슈퍼 섬유를 이용한 안경테다. 이런 신소재가 개발 중이지만 여전히 안경업계는 금속과 플라스틱 안경에 편중되고 있다. 고 본부장에서 요즘 안경테의 트렌드에 대해 물었다.
“요즘은 플라스틱 안경테의 점유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플라스틱이 유행한지는 꽤됐다. 과거에는 금속과 플라스틱 안경테의 비율이 5:5 정도였다. 그래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는 안경업체와 성장이 미비한 업체의 격차가 커졌다. 금속 안경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상대적으로 힘든 것을 알 수 있다. 금속테의 기능적인 면 디자인 적인 면을 더욱 확장시키는 것 만이 방법인 것 같다”
이어 고 본부장은 금속테 뿐만 아니라 안경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산업통산자원부에서는 디자인생활산업으로 안경산업을 분류했다.대구시의 경우 안경산업은 섬유패션과에, 직영부는 미래생활섬유과에 안경산업이 속해있다.
“다양한 신소재와 높은 기능성을 갖춘다고 해서 안경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신소재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안경이 될 순 없다. 결국 디자인이 예뻐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디자인이 살길이다. CAD를 그린다고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듯이 디자인이란 부분이 안경공학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감성적인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 디자인적 접근이 어렵다. 국내 자동차의 경우 해외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안경업체도 디자이너를 해외에 보내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국내 안경디자인이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스타일이 될 수 있다.”
국내안경이 수출에 적극적이고 그 영역도 넓혀가며 성장 중이지만 실제 한국 내수시장에서는 수입안경이 대부분이다. 국내에서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 특히 선글라스, 패션안경은 더욱 그렇다.
“이제는 디자인이 중심인 시대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네임보다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스타일을 보는 추세다. 지원센터 역시 OEM 생산에서 벗어나 자체 디자인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토종 하우스 브랜드도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이제 패션 안경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게 제일 좋은 케이스다”
대구하면 여전히 섬유도시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아직도 대구하면 ‘안경’을 떠올리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고 본부장 스스로도 ‘이건 홍보 부족의 결과’라 생각할 만큼.
“중앙정부 역시 안경 산업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큰 안경 박람회가 있지만 안경도시로 주목을 받은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요소가 적다. 아직까지 안경산업이 국내 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고 있다. 그보다 전세계의 안경산업이 어느 정도인지,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성정해야 하는지와 같은 큰 산을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고 본부장은 산업부와 대구시가 공동으로 출범한 민간 비영리 재단법인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를 대표해 이번 디옵스를 비롯 정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안경산업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안경 산업은 절대 만만히 볼, 작게 볼 존재가 아니다. 지금까지 보다 더 높은 성장율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도 대구시고 중앙정부도 중앙정부다. 안경 산업의 특수성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어떤 조례를 써서라도 어느 정도의 지원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