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참사를 추모하며 회상한 서윤복과 함기용의 운동복
입력 2013. 04.18. 19:47:36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얼마 전 열린 11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경기 시작 4시간이 지난 즈음 결승점 부근에서 두 번 연달아 폭탄 테러가 일어나 3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다치는 비극이 발생했다.
1897년 시작된 보스턴 마라톤은 런던 마라톤, 로테르담 마라톤, 뉴욕 마라톤과 함께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 불리며 지금까지 1, 2차 세계대전으로 두 차례를 빼고는 매년 열렸다. 1997년에는 대회가 너무 비대해지자 국제 마라톤 대회로는 유일하게 참가자의 자격(대회 직전 2년 사이 공인 대회에서 완주한 18세 이상 45세 이하, 3시간 이내 기록보유자)과 참가자 수를 15,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1947년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참가한 서윤복이 51회 대회에 2시간 25분 3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동양인으로서는 대회 사상 첫 우승을 했다. 당시는 우리 정부가 들어서지 않은 해방공간으로 전 세계 언론은 동양인의 기적이라는 내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서윤복은 “나의 우승은 1910년 이래 일본의 지배를 받아왔고. 4천 년 역사에 빛나는 한국의 완전독립을 염원하는 3천만 민족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가벼운 러닝셔츠에 해방된 KOREA와 태극기를 선명하게 새기고 결승선을 밟은 그의 모습은 지금 봐도 감동적이다. 인천항으로 귀국한 선수단은 이후 경교장을 찾았다. 사진 속 서윤복은 포마드를 발라 오른쪽으로 넘긴 단정한 모습에, 선수단용 양복 재킷과 사선으로 떨어지는 넥타이 그리고 통 넓은 바지에 구두를 신어, 국제적인 마라톤 영웅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백범 김구는 족패천하(足覇天下)라며 발로 세상을 정복한 그에게 휘호를 써주며 기뻐했다.
1950년 54회 때는 불구하고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를 싹쓸이해 화제가 됐다. 더욱이 지난 우승자 서윤복과 달리 운동복에 새겨진 KOREA와 태극기는 더욱 커지고 선명해졌다. 하지만 6월 3일 귀국한 이들을 맞은 건 카퍼레이드가 아닌 한국전쟁이었다. 보스턴 대회 금메달을 동대문운동장 근처에 묻어두고 피란을 떠난 함기용은, 당시 인민군 장교로 오인 받아 총살 직전까지 간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보스턴 대회 우승자임을 밝히고 그는 풀려났다. 2001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역시 105회 대회에서 2시간 9분 43초로 우승해 케냐의 대회 11연패를 저지해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위키디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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