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오너 절박론, “30대 열정이 필요하다!”
- 입력 2013. 04.19. 11:02:08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강한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백화점이 패션업체 30대 오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례적 발언으로 최근 패션시장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 백화점 관계자가 “역량 있는 30대 오너들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몇몇 브랜드의 경우 30대 오너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기대치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30대 오너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이 발언은 2세 경영체제에 들어선 세습 오너들이 아닌 최근 활동 폭이 넓어진 오너 디자이너들을 포함한 열정을 가진 순수 30대 경영인들로 제한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대기업 중심체제로 흐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시도되는 변화 대부분이 거대 자본이나 회사 배경이 필요한 사업부문에 집중돼있다. 따라서 30대 오너 절박론은 실제 패션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작은 시도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으로 해석된다.
단적인 예가 가두점을 장악한 대기업의 위엄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이 초기에는 소호처럼 작고 기발한 매장이 많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대기업의 거대패션매장이나 외식사업부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실제 그 상권을 부활시킨 장본인인 디자이너들은 올라간 임대료를 감당 못하고 대부분 가로수 길에서 빠져 나왔다.
백화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기업 패션 계열사들이 보유한 명품, 수입 브랜드를 비롯해 로컬 브랜드까지 수가 워낙 방대해 이들을 제외하고 매장을 구성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백화점 측이 우려하는 것은 대기업의 세 확장에 따른 유통의 입지 약화가 아닌 다양성의 부재이다.
명분상의 변화가 아닌 진화와 다각화가 활발했던 시기마다 30대 오너들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
1993년 런칭한 ‘오브제’를 런칭한 강진영 전 대표는 90년대 후반 디자이너캐릭터캐주얼 전성기를 주도했으며, 이후 ‘오즈세컨’, ‘클럽모나코’(미국 수입브랜드) 등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할 때마다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위력을 보여줬다.
글로벌과 대기업이 주도하는 SPA 경쟁에서 ‘랩’으로 패션전문기업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아이올리 최윤준 대표는 2001년 ‘에고이스트’ 런칭 당시, ‘카리스마 샵마(샵마스터)’를 내세워 귀엽고 깜찍한 여성스러움에 취해있던 영 캐릭터캐주얼 시장을 섹시코드로 전면 교체시켰다.
이 두 오너 모두 당시 30대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현재까지 열정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강진영 윤한희 부부는 연초가 되면 항상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 복귀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어패럴 측은 백화점 관계자가 제기한 30대 오너 절박론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신뢰도에 준한 입점 기준을 세우고 자본이나 이렇다 할 배경이 없는 회사는 배제시켜온 백화점이 새삼 30대 오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 앞뒤가 많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젊은 열정을 가진 오너들 부족은 백화점의 보수적 입점 브랜드 선정 기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화점 관계자의 시각 변화는 패션 업계가 최근 변화를 앞세운 듯 보인 시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몇몇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열정과 역량을 갖춘 30대 오너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정책 완화의 여지를 보인 것으로, 현재 시장 불균형 해소에 대한 기대를 걸게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