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업계의 시장 확장, “함정에 빠지다?!”
- 입력 2013. 04.19. 16:56:37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가두점 활성화, 화장품 가격의 현실화’ 등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고속 성장을 지속해온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무리한 외형 확장에 따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은 중저가 전략의 함정인 저가 판매와 이에 따른 매출 확보를 위한 무리한 매장 수 늘리기의 관례를 깨지 못하고 결국 방만 경영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한국 상권 특성상 소비재 브랜드들이 매장 수가 100개를 초과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효율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부가가치가 낮은 중저가 화장품을 생활용품 범위에 포함시킨다 하더라도 매장수가 500개를 초과하는 것은 이성적 사업 판별 수준을 넘어선다. 더욱이 중저가 화장품의 경우 개당 판매단가가 낮고 그나마도 대부분이 할인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매장 당 기초 운영 비용을 빼기 조차 버겁다고 대리점 주들은 호소하고 있다.
‘더페이스샵’, ‘아리따움’은 이미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섰으며, 이외에도 ‘미샤’, ‘에뛰드’ 등이 600개점을 초과하는 등 유통 수가 적정 수준을 넘어선 것은 물론 평 효율을 거론하기 조차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확장된 외형은 브랜드 간 양적 경쟁을 부추겨 유인 역할에 그쳤던 저가상품이 주력 판매상품이 돼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중저가 화장품 역시 관례화된 할인 판매로 제품 가격에 대한 신뢰가 깨졌을 뿐 아니라 케이블TV를 통해 상품 정보가 과다 노출돼 간접광고가 초래하는 역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외견상 노세일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들 조차도 멤버십을 이유로 암암리에 할인 판매를 하는 등 화장품 시장에서 가격표시제는 이미 유명무실해졌다. 따라서 브랜드들은 점당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무리하면서 매장 수를 늘릴 수 밖에 없고, 빠져 나가는 매장을 잡기 위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수 밖에 없는 등 거대 외형 브랜드들이 겪는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패션시장은 이미 이 같은 거대 외형 브랜드들이 실적 및 수익률 한계에 직면해 심각한 브랜드 경쟁력 저하로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다. 무리한 매장 수 확장은 기업이 운영 가능한 범주를 넘어서는 브랜드 수 늘리기와 이에 따른 무리한 조직운영 등 여파가 크다.
따라서 유통 전문가들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지금부터라도 적정 운영 범위에 걸맞게 목표 외형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