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미의 솔리드 옴므 25주년 컬렉션, 완벽했던 컬렉션이 욕먹은 이유는?
입력 2013. 04.20. 16:43:02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디자이너 우영미의 솔리드 옴므(Solid Homme) 25주년 패션쇼이자 2013 F/W 컬렉션 ‘RE:BORN’이 지난 4월 19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25년 동안 남성 레이블을 지켜온 국내 디자이너의 기념 컬렉션인만큼 규모와 관객 동원이 대단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건축가가 됐을 거라던 우영미는 거대한 로봇 혹은 철제 탑을 연상시키는 건축물을 무대에 올렸고, 그 위의 1층과 2층을 모두 도는 모델 워킹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컬렉션을 잘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건축물 꼭대기의 미러볼은 우주의 느낌도, 1970년대의 디스코풍 분위기도 풍겼다. ‘빈티지 퓨처리즘’이라는 주제로 1970년를 재해석한다는 테마를 잘 반영한 무대 연출이었다.
1970년대에는 사람이 달나라에 처음가고 컬러 TV가 보급되는 등 미래에 대한 판타지가 풍부했던 시대다. 이 상상력과 시대상을 우영미식으로 옷에 그대로 풀어냈다. 솔리드 옴므 특유의 테일러드한 느낌의 옷에 수영 모자와 수영 안경을 연상시키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접목했다. 밴딩처리된 동그란 선글라스와 봉긋 올라온 모자는 차분한 룩에 재미를 더해주고 룩 전체를 웨어러블한 분위기로 만들어줬다.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송치, 니트, 네오플랜, 펠트, 울 등 다양한 소재로 선보인 아우터. 절제되면서도 볼륨감을 살린 실루엣으로 선으로 만드는 시크함을 제대로 보여줬다. 아우터를 본 관람객들은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로맨틱한 향수가 느껴졌다.”, “남자인데도 남자 모델에게 반할만큼 멋졌다.”, “코트와 스냅백의 매치가 좋았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을 특유의 노스탤지어가 담긴 빈티지 레드, 머스터드, 올리브 그린, 틸 블루 등의 컬러 스펙트럼도 훌륭했다.
감성적인 선율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쇼장 전체에 별이 쏟아지는 듯 감동을 준 피날레까지, 25주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매우 성공적이며 감동적인 컬렉션이었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입장하는 시간이 1시간 30분이 넘게 걸리면서 3,000명 규모의 관객들이 모두 불편함을 겪어 진행의 아쉬움을 남겼다. 저녁 8시 예정이었던 쇼는 9시가 넘어서야 시작했고 좌석보다 너무 많았던 관객으로 무대 쪽 바닥에까지 관객들이 몇 줄씩 앉아서 관람해야 했다. 이에 관객들은 “이럴 거였으면 RSVP는 왜 했나”, “너무 늦어서 나가고 싶은데 시작할 분위기라 나가지도 못하겠다.” 등 불만을 터트렸고, 많은 기자들의 보이콧도 보였다. 보기 드문 멋진 쇼에 안 좋은 꼬리표를 제대로 붙인 진행에 큰 안타까움이 남는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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