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가 선택한 그 패션] 그 남자가 한눈에 반한 비즈 드레스, 영화 ‘타이타닉’
- 입력 2013. 04.20. 21:55:28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1929년,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영화 시상식이 막을 올렸으니, 그 이름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미국 할리우드가 세계 영화산업의 메카로 군림해 오면서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이어 올해로 85회를 맞은 이 영화상에서도 패션피플들이 주목하는 부문은 당연 의상상이다.1948년 영화 ‘햄릿’의 첫 번째 수상으로 처음 생겨난 아카데미 의상상(Best Costume Design)은 시대 복식과 현대의상을 적절히 조화시킨 ‘안나카레리나’가 올해 그 영광의 얼굴이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수 많은 의상상 수상작 중에서도 영화 ‘타이타닉’은 1997년 의상감독 데보라 린 스콧이 이 상의 주인공이 되며 전 세계적으로 18억 4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쾌거에 의상 또한 일조했음을 인정받았다. 1912년 20세기 최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타이타닉 호의 침몰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신분을 뛰어 넘은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시대상황, 캐릭터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의상을 선보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극찬을 받기도.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는 아름답고 우아한 시대, 좋은 시절을 의미하는 ‘Belle Epoque’라 하여 코르셋과 과도한 디테일 장식이 없어지고 모던하고 합리적인 의상이 등장했던 시기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의상들은 전형적인 20세기 초의 의상이 아닌 19세기 말의 의상 요소를 적적히 배치해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풍요로웠던 시대적 배경을 담아냈다.
이에 화제를 모은 주인공 로즈의 의상들은 직선적인 실루엣이 등장하면서 페티코트를 벗어버리게 된 20세기 초 시대 복식을 기반으로 19세기 말의 화려하고 볼륨 넘치는 디테일을 더해 당시 보수적인 상류층의 패션문화를 대변했다. 소매를 과장하고, 가슴을 많이 나오게 하며 허리를 가늘게 조여 스커트의 힙 부분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종모양의 형태가 되는 의상들이 눈길을 끌었으며 화려한 장식을 한 모자와 주얼리는 자체가 예술 작품의 시각으로 여겨졌던 19세기 말의 패션 경향을 전했다.
특히 타임지가 ‘베스트 영화 의상 5’에 꼽으며 ‘아름답다’고 칭송한 의상은 선상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로즈가 입었던 비즈 장식 드레스다. 잭을 한눈에 반하게 한 이 드레스는 스퀘어 네크라인, 주름을 잡은 셔링장식 이외에 디테일이 많지 않은 직선적이고 모던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촘촘히 수 놓은 비즈장식을 더해 화려한 부유층의 패션경향을 드러냈다. 특히 검정 시스루 소재와 겹쳐진 붉은 실크 드레스의 오묘한 컬러조화는 이 드레스의 가치를 높였다. 그는 잭과 3등실 댄스파티로 이어지는 장면에서도 이 드레스는 입었는데, 춤을 추며 자유로움을 느끼는 그녀의 감정은 붉은 치맛자락의 경쾌한 흔들림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에 누추한 공간 속에서도 드러나는 그녀의 부유함과 화려한 아름다움을 적절히 표현한 드레스로 극찬 받았다.
한편 잭의 파티 의상 또한 부유층 자제의 옷을 빌려 입은 만큼 로즈의 의상과 시대를 같이 하는데, 만찬용 턱시도 코트, 머리카락을 앞에서 뒤로 빗어 넘기고 머릿기름을 바른 헤어스타일로 시대복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20세기 들어서 유행하기 시작한 칼라의 앞부분을 접은 윙칼라를 매치해 모던함을 살렸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