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은 위로이자 또 세상과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NY물고기 ① [인터뷰]
- 입력 2013. 04.21. 13:56:43
-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2012년 1월 NY물고기 3집 Arrogant Graffiti를 듣고 받았던 느낌은, 한겨울 대지처럼 꽁꽁 언 가슴 위로 끝없이 떨어지는 뜨거운 눈송이 같았다. 그를 기다린 많은 팬과 그의 음악을 접한 이들이 트랙이 끝나기 무섭게 술렁였다. 하지만 앨범을 사지 않는, 이미 끊어진 기타 줄처럼 아사리 판이 된 지 오래인 우리 음악 시장을 반증하는 것이었을까. 그토록 감동을 주는 앨범을 선사했던 그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오는 27일 홍대에 있는 공연장에서 ‘어(漁)울림’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반가움을 넘어 안타까움이 앞섰다. 인디라는 이름으로 NY물고기를 가두기에, 그의 음악은 너무 자유롭고 청정하며 반드시 더 큰 대양으로 유영해야 하기에.“이번에 텅스텐홀에서 함께 공연하는 밴드 씨에스타의 클래식기타리스트 고의석은 아주 연주를 잘해요. 싱어송라이터 오미향 등도 곡을 잘 만들고 노래도 훌륭하죠. 이런 친구들은 홍대 인디씬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갖춘 친구들이에요. 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못해서 늘 안타깝게 생각해요. 저 역시 대중적으로는 유명하지 않지만, 그나마 공연을 하면 늘 관객이 오니까요. 그래서 이런 자리를 빌어서라도 그런 좋은 친구들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는 많은 음악인의 앨범에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참여했다. 또 서양화과에 입학했던 실력으로, 조규찬과 박주원, 사랑과 평화 등의 앨범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앞으로 있을 자신의 첫 그림 개인전과 앨범 준비로 그는 분주했다. 한편 그의 3집 음반은 재즈를 기반으로,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와 트렘펫 등이 사용됐다. 멋진 연주와 함께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여백과 여운이 도드라지기 때문일까. 무척이나 세련된 그의 앨범에는 한편 김민기나 김광석 같은 한국적인 보컬의 느낌 또한 강하게 느껴졌다. 소울풀한 창법이 대세임에도, 그는 대신 정곡을 찌르고 음악적으로 깊이를 드러낼 수 있는 담백하고 기교 없이 노래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2007년에 발매된 1집은 뉴욕에 가서 녹음했고, 결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작한 거에요. 저는 지금 이 제 음악스타일이 20대 초반부터 그대로거든요. 거의 변하지 않고 하는 저만의 장르가 있죠. 1집은 계약금과 미국 녹음이랑 합쳐서 꽤 큰돈이 들었어요. 하지만 회사가 앨범을 만들어 놓고 홍보할 돈이 없으니까 시간은 계속 가고 저는 묶여있었고요. 그렇게 계약을 4~5번 하니까 시간이 훌쩍 지나갔죠. 그 사이에 엄청난 절망을 겪었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게 스스로 용해요. 또 좋은 건 제 팬층이 젊어요. 나이가 있는 분도 있지만 젊은 분들이 많다는 건, 저에게 재산이자 기회죠”
지금 우리 음악계의 상황은 아비규환이다. 예전에 조금만 알려진 가수라도 보통 10만 장은 나가던 시절과 비교해, 지금은 5천 장만 나가도 난리가 나며 또 1만 장이면 히트가수가 된다. 앨범을 사지 않는 시대가 가져온 암흑기. 그 역시 이런 절망으로 방황하다, 세상을 바르게 보려는 노력으로 허리까지 기르던 머리를 짧게 잘랐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 생활에서도 모자는 쉽게 벗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공연을 할 때도 그는 늘 후드를 쓰고 있다.
“제가 데뷔해서 만들어 놓은 곡은 꽤 돼요. 하지만 앨범을 낼 때 묵은 곡을 쓰려고 안 하고 더 좋은 곡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꾸 곡을 써서 새로운 걸 넣게 되는 거죠. 3집 제작은 6개월 이상 걸린 것 같아요. 어쩌면 독특하게 만드는 건 얼마든지 어렵게 만들 수 있어요. 일부러 티 내서 어렵게 또 신비스럽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1집부터 지금 이렇게 만드는 건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거예요. 물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어느 순간에 해야겠지만,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그런 곡에도 제 음악은 조금씩 있죠. 결국 음악은 위로여야 하고. 또 사람들과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저처럼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환경을 헤쳐 온 사람도, 결국 자기 걸 꾸준히 해서 잘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으니까요”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