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평화로운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요?” NY물고기 ② [인터뷰]
입력 2013. 04.21. 14:29:18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그의 음악적 재능은 어머니로부터 출발하는 듯 보였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배영식으로부터 기타를 접한 그의 어머니(김은화)는, 1962년 김은경이라는 이름으로 부른 ‘백화의 노래’가 지구레코드에서 발매되며 화제가 됐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그가 음악을 하지 못하게 했지만, 중학생이던 그는 집에 있던 클래식 기타로 혼자 연주하기 시작했다. 클래식 기타 연주곡에는 코드가 아닌 음표만 나와 있었지만, 자존심이 강한 그는 어린 나이에도 음악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독학을 했다.
“이론상으로는 알죠. 저도 연주자들과 같은 음악을 하니까요. 하지만 되도록 순서를 안 들으려고 해요. 하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그쪽으로 안 가려고 해요. 멜로디도 그렇고요. 그래서 제1집에 ‘이유있다는...것’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이런 곡도 저만의 코드로 만든 노래에요. 제가 지금 쥔 기타도, 아람기타라는 우리나라 제품인데, 가격과 비교하면 참 소리가 좋아요. 또 그냥 쓰느니 그림을 그리자 그래서 제가 기타 위에 직접 그린 거예요”
중학교 때부터 특출난 음악실력으로 그는 교문 앞까지 찾아온 대학생들에게 발탁돼 록 밴드를 했다. 하지만 집에서 홀로 클래식 기타를 치며,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한 그는 곧 자신이 그들과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한다. 한편 보통 팬들이 좋아하는 ‘처음으로’나 ‘여기에’ 같은 곡 외에, ‘찰리채플린의 아이러니’와 ‘이유있다는...것’에도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2집의 주제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Love Again' 역시 가볍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되 자신의 음악을 잃지 않는 선에서 소통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1집에 있는 ‘바람의 약속’이라는 노래는 송혜교가 광고했던 화장품 이니스프리의 CM송으로 들어갔죠. 2009년에 발매된 배우 장진영 씨 추모 앨범에 있는 ‘왜 자꾸 눈물이’는 원래 1집에 있던 기타 버전을 2집에 피아노 버전으로 한 번 더 했던 곡이 들어간 거에요. 장진영 씨는 그냥 팬으로서 좋아했죠. 유재석 씨처럼 누가 싫어할 만한 이미지도 아니고요. 또 2012년 2월에 나왔던 ‘Reborn 산울림’ 앨범에는 제가 ‘독백’을 불렀어요. 그런데 급하게 해서 좀 아쉬워요. 녹음도 짧았고, 악기나 노래도 좀 더 잘할 걸 싶고요” 최근 청소년들의 꿈이 돈이 돼버린 우리 사회를 보며 어떻게든 세상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그에게, 음악은 세상과의 소통 이전에 기본적으로 본인을 향한 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1집 녹음 때문에 처음 방문한 뉴욕은, 미술에 대한 환경이라던가 또 자유로운 분위기가 모두 좋았다고 했다. 혼자 공연을 보러 소호를 돌아다니다, 옆자리에 앉았던 레이찰스가 기억난다고. 한편 어린 시절 잠수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물속의 적막함과 자유로운 중력이 좋아 자신을 물고기처럼 여겼다고 했다.
“음악을 하면서 제가 힘들었던 건 계약만 하면 그 회사가 불운한 일이 일어났던 거였어요. 또 저는 그때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내가 만든 코드로 치는데. 왜 난 안 되지. 그래 결국 안 되는구나 하는 굴레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인 건 하고 싶은 걸을 여전히 하고 있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저를 좋아하고 도와준 사람들한테 하나씩 갚아나가려고요”
2000년대 초반 마로니에 공원 건너편에서 문을 연 술집 바스키아는 그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칠을 해 명소가 된 곳이다. 대학 시절 미술을 전공한 그는 여전히 직접 작업실을 칠하고 실내장식을 할 만큼 감각이 좋다. 한편 왜 우리나라 음악인들은 여전히 자기 것을 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 왔다고 말했다. 대중들 역시 다양하게 음악을 듣지 않고, 단지 나오는 음악만 듣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비틀스만 해도 다양한 앨범이 있지만, 대표곡이 아닌 다른 앨범을 찾아 듣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한편 그는 최근 홈레코딩 등으로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우리 음악계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어떤 앨범은 마치 신문지를 스피커에 100장씩 덮어놓고 듣는 것처럼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고. 아무리 스피커가 아닌 컴퓨터로 음악을 듣는 시대라 해도, 믹싱이나 마스터링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음악을 넘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으니, 문득 조규찬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임재범과 NY물고기. 우리 음악계에 숨은 두 보물이자, 유일하게 남은 찬란한 원석.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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