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디자이너 한복도 좋지만 난 광장시장 ‘진심이네’를 간다” 놀애 박인혜 [인터뷰 ②]
입력 2013. 04.22. 10:31:00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4월 19일 리투아니아 샤울랴이와, 21일 끌라이뻬다 공연을 마친 박인혜에게는 오는 23일 제2도시인 까우나스와 24일 빌뉴스의 공연이 남아있다. 또 전부터 1인 극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는, 서울문화재단 기금으로 올해 말 열릴 판소리 모노드라마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1집 ‘청춘은 봄이라’에 이어 계속 창작 음반을 내고 싶다는 그의 페이스북에는, 얼마 전 모란과 포도 넝쿨 그리고 각종 꽃이 새겨진 진분홍색과 옅은 치자색의 ‘진심이한복’ 저고리가 올라왔다.
“광장시장 ‘진심이네’에서 한복을 산지 되게 오래됐어요. 광장시장 2층에 올라가면 한복 공임만 하는 2평짜리 집들이 빽빽하게 있어요. 그중에 잘하는 ‘진심이네’에 가서 이모에게 디자인을 얘기하죠. 한복 집에 가면 디자이너들이 해 주는 데 비해, 이곳에서는 제가 직접 선택할 부분이 아주 많아요. 보통 혼수 할 때나 입는 한복을 저고리에 고름 정도로 생각하지만 옷깃이나 끝동 앞섬도 있고요. 또 저고리 길이에 따라서 느낌도 굉장히 달라져요. 그래서 이제는 제가 한복을 많이 맞추고 입다 보니, 색깔 배합이나 고름의 길이나 두께를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끝동은 몇 센티로 해달라고 말씀드리죠. 사실 한복이야말로 유행을 정말 많이 타요. 요즘엔 비단처럼 번뜩 번뜩한 양단재질이 유행이에요. 또 판소리에도 흑 공단이 나오듯이 본견, 목사, 양단 등 옷감도 엄청나게 많아요. 그렇게 한복 천도 직접 고르고 디자인도 선택하면 잘 만들어주세요”
외국에서 우리 문화에 관해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덩달아 전통문화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인사동이나 홍대 그리고 북촌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대여해주는 한복 사진 촬영이나, 심지어 고궁에서 행해지는 각종 행사에 쓰이는 한복은 대체로 모양에 앞서 옷감이 조악한 편이다. 더욱이 공연 등으로 한복을 많이 입는 국악인들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오히려 질의 문제가 아닌 가격 거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른 의상과 마찬가지로 한복 역시 많이 보고 입어봐야 무엇이 예쁘고 조화로운지 안다는 것이다.
“저도 유명 디자이너 한복을 협찬받아 입어봤는데 좋긴 좋아요. 재질 차이보다는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월간 객석에서 촬영할 때 '차이' 김영진 선생님 것을 입었는데, 비싼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뜨는 이서윤씨 한복도 예쁘죠. 요즘은 잘나간다는 국악인들은 다 거기 옷을 입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이번 리투아니아 공연에 저는 다 광장시장에서 맞춘 한복을 가져가요. 거기서 한다고 절대 나쁜 천을 쓰지 않아요. 근데 사람들한테 한복 가격을 이야기하면 많이 놀라죠. 굉장히 비싼 한복인 줄 알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사람들이 광장시장에 많이 가줬으면 좋겠어요. 한복을 잘하기도 화고 ‘진심이네’ 이모랑 주변 분들이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거든요. 다들 정말 싼 임금으로 일하시는 것 같아요” 그가 한복에 가진 원칙은 무대가 크건 작건 ‘바르게 입자’다. 또 머리도 대충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은 무대라고 대충 부르면 안 되듯이, 옷도 그래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발은 공연 중 오래 서 있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편한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보통 무용할 때 사용하는 새하얀 천으로 된 신발을 공연 중에 신는다는 그에게, 노리개와 비녀 등 소장한 한복 장신구에 대해 질문했다.
“노리개나 장신구도 많이 비싸죠. 하지만 제 세대치고는 많이 갖고 있고요. 그래서 비싼 것도 싼 것도 골고루 있어요. 무대가 멀 때는 싼 걸 해도 디자인이 예쁘면 관객들이 잘 모르세요. 또 요즘 사극에 자주 나오는 가르마에 얹는 첩지 대신, 저희는 보통 뒤꽂이를 하고 비녀를 꽂아요. 지금 제 뒷머리가 동그란데 이 위에 보통 쪽 머리를 써요. 그리고 이 쪽 머리 위에 머리핀처럼 뒤꽂이를 하고 비녀를 꽂죠. 미성년자는 댕기를 하는데 무대에 서면 소녀 같은 느낌이 있어서 너무 어려 보이는 단점이 있고요. 그래서 성인이 되면 암묵적으로 비녀를 꽂고 공연을 하죠”
최근 양단한복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는 그는, 봄을 맞아 꽃이 많이 수놓아져 있는 걸 골랐다고 했다. 보통 한복 역시 계절마다 다르게 입는데, 그는 평소 본견으로 된 한복을 많이 입는다. 한복 천 종류 중 하나인 본견은, 본견이면서 옥사도 있고 장미견도 있어 종류가 너무 많다고. 광장시장 ‘진심이네’에만 가면 그곳에 있는 천을 다 꺼내서 이리저리 대보는 통에, 나올 때는 온몸에 실밥이 붙어 있기 예사라며 깔깔 웃었다.
“한복의 강점은 화려함인 것 같아요. 색감이 진짜 화사하고 다양하죠. 어떤 옷이 깃과 또 수놓아진 꽃 색깔을 다 다르게 쓰겠어요. 거기에 고름과 저고리 바탕 등이 모두 다른데 사실 이런 옷이 없잖아요. 색종이를 대는 것처럼 자기가 선택해서 넣는 거라 맞추러 가는 재미도 엄청나요. 가서 불을 켜고 뒤져보고 한복 천을 대보고 하죠”
바르게 입으려고 애쓰는 한복만큼이나, 그의 음악은 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왔다. 작창과 작사에 고루 신경 써온 그는 국악계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1집에는 춘향이를 이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여인으로 만든 12분짜리 곡 ‘두 이(二)자 이별’ 등을 담고 있다. 한복 이야기를 신 나게 하다가도 판소리를 전공한 사람도 각자 임무가 다른 것 같다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그는, 천생 자기 곡을 만들어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한 차세대 음악인처럼 보였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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