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팝업스토어 “임시매장으로 전락?!”
- 입력 2013. 04.22. 16:08:39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팝업스토어의 매력은 가장 ‘핫면서 동시에 금방 사라진다’는 선정성과 일회성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나만의 독보적인 컬렉션을 갖고자 하는 쇼퍼홀릭들의 욕망에, 브랜드들의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에 대한 요구가 더해진 팝업스토어의 수요 확산은 과연 유의미한 변화일까.
2008년 ‘유니클로’가 ‘Warmth Giveaway by HEATTECH’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할 당시만해도 한국에서 팝업스토어는 획기적인 시도나 다름없었다. 로봇으로 분장한 모델들이 자판기로 셋팅된 오브제 안에서 시민들에게 히트텍를 제공하는 이벤트는 제품에 대한 세세한 정보 제공보다 더한 호기심과 이미지 상승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팝업스토어’의 마케팅 효과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물론 이 캠페인은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 ‘스토어’라는 표현이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만, ‘팝업’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팝업스토어의 최적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대표 글로벌 SPA 브랜드들 중 하나인 ‘H&M’은 시즌마다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 못지 않게, 저가임에도 가치에 대한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자신들의 전략을 팝업스토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부각시켜왔다.
그러나 국내에 팝업스토어가 확산되면서 백화점 측에서는 입점시키기에 조건이나 안 맞거나 시기상 정규 MD 개편에서 조금 어긋난 브랜드들에게 일시적인 판매 공간을 제공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몇몇 백화점은 정규 MD 개편을 몇 주 앞둔 시점에서 어느 정도 입점 여부가 거론된 브랜드들에게 임시 매장을 할애하면서 ‘팝업스토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팝업스토어가 도입된 이후, 팝업스토어와 임시매장 개념이 모호하게 뒤섞여 팝업스토어의 마케팅적 매력과 효과를 감소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구호’가 ‘구호플러스’ 팝업스토어를 2009년 첫 오픈한 이후 업계는 유니섹스 캐주얼 ‘구호플러스’의 본격적인 전개를 앞둔 시점에서 전개되는 마케팅 전략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심플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이 호평 받아 신규 브랜드 전개 시 가장 주목할만한 브랜드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2013년 현재까지 총 3번의 팝업스토어만을 운영했으며,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상에서도 한정 수량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팝업스토어 모델을 현실감있게 구현하고 있는 브랜드로 평가 받고 있다.
‘래;코드’는 팝업스토어로 업사이클링 컨셉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해 런칭 당시, 독립 매장 전개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유통 계획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한 컨셉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브랜드 측의 사정과 달리, '래;코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관심을 끌어 모았을 뿐 아니라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유통과 브랜드간 상호 이해관계가 성립하면서 확산됐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이다. 백화점이 최근 이어지는 불황으로 입점시킬만한 브랜드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갑작스럽게 브랜드가 철수하게 되는 등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팝업스토어는 임시매장보다는 소비자들에게 호소하는 시각적 효과가 클 뿐 아니라, 브랜드 입장에서도 본격적인 매장 전개 전에 소비자 반응을 점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팝업스토어라는 문구를 다소 쉽게 내걸고 있다.
그러나 팝업스토어가 빠르게 변하는 패션 시장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한시적 매장이라는 본질적 의도에서 벗어나, 임시매장으로의 변질은 팝업스토어가 창출할 수 있는 효과를 차단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 패션피아, 유니클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