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시라, 그가 여전히 ‘핫’한 이유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23)]
- 입력 2013. 04.23. 08:13:40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동그란 얼굴에 크고 빛나는 눈을 가진 채시라는 80년대 청소년 잡지의 단골모델이었다.
잡지를 통해 깜찍하고 명랑한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84년 초콜릿 광고 속 여주인공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인 17살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채시라는 일찍 데뷔한 만큼 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동그란 얼굴형에 크고 빛나는 눈으로 동, 서양적인 매력을 골고루 가진 채시라는 당시에 대중들에게도 흥미로운 얼굴이었다. 예쁜 얼굴뿐만 아니라 큰 키와 마른 체형을 가진 그는 패션 잡지의 표지를 자주 장식하곤 했다.
추억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강하고 지적인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배우 중 한명이었다. 스커트보다는 팬츠 수트가 잘 어울렸으며 긴 생머리보다는 짧은 단발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팔색조 매력을 가진 채시라는 세련된 매니시 룩을 입었을 때는 여유로운 포즈를 취하면서도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단아한 신부로 변하기도 했다. 사진 속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수줍은 듯한 표정을 짓는 그는 영락없는 어린 신부다.
화보에서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한 그는 연기의 스펙트럼 또한 넓다. 데뷔 초 KBS ‘고교생 일기’(1983), ‘이화에 월백하고’(1986) 등을 통해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을 선보였다면 2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MBC ‘파일럿’(1993)에서 ‘노혜란’ 역으로 스타일리시한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그의 인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려준 작품은 MBC ‘서울의 달’(1994). 젊은이들의 방황을 실감나게 그린 이 드라마는 시청률 48.7%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 작품을 통해 명실상부한 톱스타로 자리매김한 채시라는 KBS ‘왕과 비’(1998), ‘야망의 전설’(1998) 등의 작품을 통해 ‘강인한 여성’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활발한 연기를 선보였던 채시라는 2000년 가수 김태욱과 결혼한 뒤 ‘주부’ 또는 ‘엄마’의 옷을 입고 한층 더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KBS ‘투명인간 최장수’(2006)를 통해 보여줬던 감성 짙은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연기로서 톱 여배우의 정점을 찍은 그를 따라다니는 또 하나의 수식어는 바로 ‘패셔니스타’다. 어렸을 때부터 모델로 활동한 채시라는 빈티지룩부터 우아한 드레스 스타일링까지 모두 제 옷인 양 소화해낸다. 특히 그가 블랙 드레스를 입고 레드 립스틱을 발랐을 때의 모습에서는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이스 캘리를 연상시키는 우아함이 느껴진다.
때로는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이다가도 카메라 앞에서면 180도 돌변하는 채시라. 변함없이 아름다운 외모와 세련된 감각, 깊이를 더해가는 연기력은 언젠가 ‘채시라’라는 이름을 대한민국 여배우의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