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다 가질(?) G, 글로벌 전략의 함정
- 입력 2013. 04.23. 14:56:54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봉제산업으로 시작해 전자통신기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수출을 제외하고 성장을 거론하기 어렵다. 지금은 ‘글로벌 전략’으로 포장됐지만 21세기 정부와 기업이 희망하는 성장은 국내가 아닌 수출을 통한 해외에서의 영역 확장이다.
해외 관광객 유입 역시 내수소비시장의 글로벌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변화이며, 이를 통해 높아진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해외로 진출하려는 기업과 브랜드들에게 강력한 자원이 되고 있다. 글로벌화 전략이 이처럼 납득할만한 명분과 명확한 기대 효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패션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은 뭔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기업은 해외시장을 유럽 및 미주시장에서의 고부가가치 전략과 중국시장에서의 실질적 외형 확장 전략으로 이원화 시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기업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 요인 역시 크다는 지적이다. 침체된 경기로 인해 소비가 둔화된 상태에서, 열려있는 듯 보이는 기회는 실효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기업은 유럽이나 미국 현지 진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시장에 집중돼있다. 이는 유럽과 미국 현지에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 결국 중국시장 진출에 필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기업이 중국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 입지적인 경쟁 우위 효과가 더 이상 작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견해를 입증하듯 현재 불안한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알려진 모 대기업이 중국사업조직을 최소 인원만 남긴 채 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패션부문 역시 그 범주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며 사안을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또한 해외기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브랜딩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 기업은 해외 편향적 전략 추진으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실적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기업의 경우, 명품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시장에서 성가를 거두고 있는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과거 이미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또 다른 기업은 중국에 진출하면서 저가 브랜드를 고가 브랜드로 전환, 성공적인 해외시장 공략 사례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늘면서 중국에서만큼 고가로 판매되고 있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는 해외브랜드 인수와 함께 중국 현지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같은 고부가가치 브랜드로의 선회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 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가능성 있는 투자로 인식하고 전개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는 중국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최근 일본 아베 국무총리가 엔화 가치 인하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일본의 대외 경쟁력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라고까지 불리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일본은 한국의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럽이나 미주에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 브랜드 호감도 및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엔터테인먼트와 전자통신기기에 국한돼있으며 패션에 대한 반사이익은 거의 없어 기업의 접근 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기업 모두 '글로벌'의 그럴 듯한 명분에 취해 이면에 가려진 치열한 경쟁을 직시하기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 MK패션DB,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