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션을 주도하는 무서운 10대들! [글로벌 패션을 가다]
입력 2013. 04.24. 01:40:40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진연수 기자]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전략으로 인해 도쿄의 패션거리는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SPA 브랜드, 그리고 각종 의류매장과 문화공간이 모여 있는 대형 쇼핑몰이 도쿄 패션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면 패션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10대 그리고 그들만을 겨냥한 패션매장이 유난히 많다는 것.
10대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하라주쿠의 다케시다 도오리. 의류매장 ‘하라주쿠 스마일캠프’에는 10대 초반의 소녀들이 드나들고 있다. 토끼와 고양이가 그려진 간판과 함께 커다란 리본과 토끼 가방, 유니콘이 그려진 티셔츠 등으로 어린 소녀들을 유혹하고 있다. 옆에 위치한 액세서리숍 ‘패리스 키즈’ 역시 10대들로 가득하다. 매장의 판매직원은 “3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중, 고등학생이 주된 고객”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케시다 도오리는 교복을 입은 10대 초반 소녀와 갸루 분장을 한 여학생, 엄마와 함께 쇼핑 나온 소녀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신주쿠에 있는 루미네 에스토에는 10대 고객들이 유난히 많다. 2층에 위치한 미퍼센트(me%)는 패션 브랜드 로우리스 팜, 글로벌 워크, 헤더 등을 소유한 포인트 그룹이 10대를 겨냥해 론칭한 액세서리 브랜드다. 판매직원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고객이 많은 편”이라 소개했으며 실제로 목걸이와 선글라스, 헤어액세서리 등을 팔고 있는 이곳에는 10대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국내에는 10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거의 없다. 10대 소녀들은 아동복을 입기도 성인의류를 입기도 애매하기 때문에 의류 선택에 늘 어려움을 겪는 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10대를 독자적인 세분시장으로 인식, 그들을 위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미퍼센트를 전개하는 포인트 그룹은 ‘레피피 아르마리오’라는 중저가 브랜드를 통해 이미 10대 공략의 성공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 레피피 아르마리오는 보다 성숙해 보이고 싶어 하는 13~17세 소녀를 위해 트렌디와 베이직의 혼합 스타일을 제안하며 일본 내에서 2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부야에 등장한 베르시카는 10대를 위한 SPA 브랜드다. ‘자라’로 유명한 스페인 인디텍스 그룹이 개성 넘치는 일본의 10대를 겨냥해 야심차게 들여온 것. 판매직원은 “10대를 위한 브랜드지만 걸리시 룩을 좋아하는 20대 후반까지도 매장을 찾는다”고 했다. 성숙해 보이고 싶어 하는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자인은 20대까지 아우르지만, 주 타깃인 10대를 겨냥한 저렴한 가격은 오히려 20대까지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도쿄의 의류매장에서 교복을 입은 채 옷을 고르고 있는 10대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아닌 의류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도쿄에서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한편 도쿄 스트리트에서 만난 10대 소녀 모두가 메이크업과 네일아트에 굉장한 정성을 쏟고 있었다. 신주쿠 도큐핸즈 네일아트 소품 코너에서도 자신만의 손톱을 위해 비즈와 반짝이, 스티커 등을 고르고 또 고르는 10대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의 10대는 비교적 확실한 개성을 추구하지만 다른 지역의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유명인의 스타일도 참고한다. 그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톱 아이돌은 바로 AKB48. 멤버들이 주로 입는 체크무늬 교복스커트를 비롯한 스쿨걸 룩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10대들의 적극적인 쇼핑을 유도하고 있었다. 마침 신주쿠의 한 전자제품매장에는 이들의 광고사진이 커다랗게 걸려 있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일본에서 소비의 주체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10대들. 부모가 사주는 옷이 아닌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따라 스스로 매장에 가서 지갑을 여는 이들 10대 시장을 브랜드는 주목할 수밖에 없다.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진연수 기자, 레피피 아르마리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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