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거리를 누비는 기모노 여인들 [글로벌 패션을 가다]
입력 2013. 04.24. 08:27:11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진연수 기자]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전통적이면서도 은은한 빛을 내는 기모노가 도쿄의 미학을 완성시키고 있었다.
23일 오후 도쿄 긴자에서 기모노를 입고 태연하게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을 마주했다. 명절에도 한복을 꺼리는 한국 여성들과는 대조적인 모습.
특히 고가의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긴자의 미츠코시 백화점은 중년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은빛 머리, 곱게 주름진 피부와 전통적인 옷차림으로 단장한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총총걸음으로 가부키 공연을 보러 가다 마주친 가와야마 토시오(70) 씨는 연약한 꽃이 휘날리는 파스텔 톤의 기모노에 비비드 컬러의 백을 매치했다. 전통 옷과 현대적인 아이템으로 이색적인 멋을 낸 그는 평소 기모노를 자주 입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구마모토에서 나들이 온 가와야마 토시오 씨는 정갈하게 틀어올린 머리, 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앵두 같은 입술을 표현해 일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실제 일본의 많은 백화점에서는 기모노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시부야, 신주쿠 등 대표적인 청춘의 거리에도 기모노로 멋을 낸 20대가 종종 눈에 띈다. 기모노가 오랜 세월동안 젊음을 유지하며 여전히 매력적인 패션으로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머니와 손녀가 같은 매장에서 옷을 사오고 있었던 것.
새 시대의 디자이너들은 전통적인 패션이 실용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프라다는 2013 S/S 시즌 일본에서 영감을 얻어 데이지꽃이 수놓아진 실크 드레스를 디자인했고 나막신을 변형한 슈즈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패션계는 오리엔탈리즘, 더 자세히는 일본의 전통에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를 짐작컨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전통의상을 맵시 있는 일상복으로 즐겨 온 일본 여성들의 공이 크지 않았을까. 일본에서 본 기모노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여성미를 간직할 수 있는 독보적인 ‘패션’ 그 자체였다.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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