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스트패션 전쟁, 도쿄도 예외는 아냐 [글로벌 패션을 가다]
- 입력 2013. 04.24. 10:26:45
-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진연수 기자] 글로벌 SPA 브랜드의 위력은 도쿄에서도 여전하다.
이미 한국에 앞서 자라와 H&M을 비롯한 SPA 브랜드의 침공을 받은 일본 도쿄. 패션의 거리로 손꼽히는 하라주쿠와 시부야, 신주쿠, 긴자 등 어디를 가더라도 SPA브랜드의 대형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과거 개성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던 하라주쿠에도 몇 년 사이 SPA의 손길이 뻗치면서 일본 젊은이들만의 강한 개성이 옅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홍대와 가로수길까지 파고든 SPA라는 거대공룡을 보면서 최근 우리가 느끼는 안타까움과 닮아 있다.
하라주쿠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일본에서 자라와 H&M의 인기는 몇 년 째 꾸준하지만, 최근 유명 모델들의 착장 모습이 매체에 자주 노출되면서 ‘탑샵’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매장도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SPA 브랜드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지만 하라주쿠 사람들은 로컬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깊은 편”이라 덧붙였다.
주니어와 키즈를 위한 SPA 매장도 눈길을 끈다. 인디텍스가 전개하는 브랜드 ‘베르시카’의 시부야 매장과 신주쿠의 갭키즈 등은 세분화된 타깃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리한 쇼핑기회를 제공한다.
트렌드를 앞서는 디자인과 빠른 상품교체, 저렴한 가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는 바로 유니클로.
1984년 히로시마에 1호 매장을 오픈한 유니클로는 오랜 시간 이어진 경기침체 속에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어냈고, 새로운 스타일의 이지 캐주얼로 일본 패션계에 커다란 혁명을 몰고 왔다.
긴자 코마스의 유니클로 글로벌 지점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매장으로, 긴자 코마스 서관 1층~6층을 전부 차지하고 있다. 2010년 4월 신주쿠 다카시마야 백화점 12층 전체에 유니클로가 들어서면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백화점 건물 외벽에 브랜드의 간판이 당당히 내걸렸다. 당시 떨어져나가는 고객을 유니클로의 힘을 빌려 유치해야만 했던 백화점의 위상 실추를 비꼬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편 세이유의 PB로 시작해 SPA업태로 발전,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는 무인양품 역시 일본 국민뿐 아니라 해외에서 온 관광객이 들르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패션넷코리아에 따르면 2012년 5월 기준 SPA 브랜드의 일본 매출 랭킹은 H&M(1조 2천억 엔), 자라(7,379억 엔), 유니클로(6,938억 엔)의 순으로, 자라와 유니클로의 2위 다툼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SPA의 인기는 일본 로컬 브랜드의 SPA형 체제로의 확산을 가져왔고, 최근 한국도 이랜드가 전 브랜드의 SPA 전환을 선언하며 가장 먼저 로엠을 변신시킨 사례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이랜드의 SPA 브랜드 미쏘가 지난 3월 22일 일본 요코하마점 소고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한 것을 비롯해 스파오 역시 상반기 중 직영점을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져, 글로벌 SPA 브랜드와 일본의 자이언트 라벨 유니클로와의 싸움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