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헌하지 말고 공익하자!”
- 입력 2013. 04.28. 18:30:33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헌’이라는 기업의 자기 희생적 메시지가 담긴 사회참여활동은 상당수 철저한 ‘사익(社益)’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이 같은 의견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공익(公益)’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접근이 공헌을 마케팅으로 인식하는 기업들에게 요구되고 있다.사회공헌은 글로벌 기업의 기본 덕목으로 받아들여진다. 카레이싱팀을 운영하면서 다소 낯선 문화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엑스알’은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뿐 아니라 제 3세계 국가 교육 인프라 제공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레시브 스쿨’ 건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식상한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던 ‘이엑스알’은 올해 7호 학교 건립 계약을 체결, 글로벌 마켓을 향한 열정만큼이나 지속적인 공헌의 의지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 사회공헌의 본질’에서, 기술 생애주기의 단축과 디자인 평준화로 인해 기술과 디자인만으로 차별화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무형자산 경쟁원천’을 위한 목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엑스알’ 프로그레시브 스쿨 프로젝트는 이 같은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처럼 사회공헌활동은 어느 정도 기업의 ‘사익’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구호’ 하트포아이 캠페인은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2006년 시작한 이 캠페인은 현재까지 총 3억여 원의 기금을 모금했으며, 총 210명의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개안수술을 받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수많은 셀럽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한국형 사교계 모임처럼 비춰지기도 하며, 이 때문인지 사회공헌보다는 가진 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에 더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판매 수익금 전액이 기부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문제 제기가 다소 무색하게 느껴진다.
아모레퍼시픽, 에스테로더. 두 기업은 모두 핑크리본 캠페인과 관계를 맺고 있는 화장품 기업이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회공헌 일환으로 진행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은 권력화된 공익단체와의 조우라는 견해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식상함뿐 아니라 기계적인 공헌(?) 활동으로 심리적 거부감을 주기까지 한다.
한 관계자는 핑크리본 캠페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단체의 요구조건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인적 느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핑크리본 캠페인이 여성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음에 틀림없다.
기업의 사회참여활동에 순수함을 요구할 수 없다. 대외 이미지 제고와 매출 활성화는 모든 기업이 캠페인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기대이익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전개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마케팅 수단으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으며, 그렇게 폄하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몇몇 기업의 보이지 않는 순수한 사회공헌과 일부 기업들의 매출만을 목적으로 한 프로모션에 대한 좀더 공정한 잣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의가 이익에 앞서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기업에게 강요할 수 없다. 단지,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함에 있어서 공헌의 명분을 조금은 덜어내고 사익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 공익으로서 진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일모직 제공, 이엑스알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