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우리만 모르는 우리의 드레스
입력 2013. 04.30. 10:54:21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계절의 여왕 5월이 왔다. 풍만하게 떨어지는 치마저고리에 코가 봉긋한 버선발로 사뿐사뿐 낭군을 맞이하던 봄날, 한국 여인의 가녀리고 섬세한 곡선을 뽐내기에 이만한 옷이 또 있을까.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 코드는 한복이었다. 태극문양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 두루마기에 진청색 치마는 첫 여성 대통령의 미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박 대통령의 패션을 담당한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책에 맞게 여성성은 최대한 배제했으며, 붉은색 두루마기 위에 짜인 매화로 봄을 알리는 상징성과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국제미인대회에서의 한복은 매번 새로운 낯빛으로 설레게 한다. 2012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코리아 이성혜는 크리스마스 복장이래도 손색없는 퓨전 한복을 선보였다. 제56회 미스유니버스 4위에 빛나는 이하늬는 세련된 한복으로 그 해 전통의상상까지 거머쥐었다.
미스코리아 이하늬가 수상한 한복은 속치마에 은은한 도안을 수놓고 낮은 톤의 컬러로 세련미를, 저고리에 전통 비취 노리개까지 달아 우아한 분위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실 세계 미인대회에서 미스코리아는 전통의상상 단골 수상자였다. 2001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김사랑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왕후의 대례복으로, 2005년 미스어스 대회에서 유혜미는 다소 과장스러운 조선의 왕비 복식으로 세계무대를 사로잡았다.

한층 더 과감해져 보자. 할리우드 톱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흐드러진 꽃잎이 돋보이는 풍만한 A라인 스커트로 우아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고혹적인 미모로 인기를 얻었던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저고리를 벗어 던진 블루 드레스로 레드카펫을 물들였다.

최근에는 웨딩드레스 대신 한복 드레스를 입는 외국인도 등장했다. KBS2 ‘미녀들의 수다’로 친근해진 방송인 손요는 지난 4월 13일 순백의 퓨전 한복으로 결혼행진곡을 울렸다. 백의민족과 신부를 동시에 상징하는 새하얀 색에 현대적인 실루엣을 곁들인 한복은 로맨틱한 4월의 신부를 미소짓게 했다.

지난 4월 29일 ‘이영희 한복 패션쇼’에서는 가장 트렌디한 한복을 만날 수 있었다. 한복의 쭉 뻗은 직선은 도회적인 슬릿을 완성했으며, 한복의 부드러운 곡선은 화이트 미니드레스의 어깨에 올라앉았다. 한복의 기본색인 흰색을 튜브톱 드레스, 미니드레스로 변주한 착장들은 유행에 민감한 한국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현대사회의 한복은 수줍은 듯 화려한 색채와 문양으로 각종 행사, 미인대회, 레드카펫 위에서 드레스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더욱이 한복은 국경을 너머 할리우드 스타, 외국인에게도 특별한 드레스로 사랑받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태극기를 빼닮은 한복은 개인의 아름다움을 넘어 한국의 아름다움을 비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한복은 16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최고(最古)의 전통복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정작 한국인들은 서양 옷에 길들여져 ‘우리의 드레스’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 뉴시스, 드남웨딩컨설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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