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스김은 입을 수 없는 치마를 선물받았을까?
입력 2013. 04.30. 18:22:44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29일 방송된 ‘KBS 직장의 신’에서는 미스김(김혜수)이 무정한(이희준)에게 선물 받은 치마를 입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다. 무정한이 미스김에게 선물했던 치마를 입어봤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미스김은 "입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입어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44 사이즈가 맞는 여자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만"이라는 말을 덧붙여 많은 여성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그의 허리사이즈를 몰랐던 무정한은 ‘요만큼’이라는 눈대중에 의한 편파적인 사이즈 측정으로 미스김에게 치마를 선물했지만, 받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무개념’ 선물이 돼버렸다. 만약 그가 미스김의 정확한 사이즈를 알고 치마를 선물했다면 "앞으로 불필요한 일은 하지 말라"고 쏘아붙인 미스김의 입에서 또 다른 대답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남성 대부분은 무정한과 같이 여성의 옷 사이즈를 알기가 쉽지 않다. 자주 들어 익숙한 44, 55, 66의 숫자가 나타내는 상대적 크기의 개념은 알지만, 그 치수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분간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옷을 선물하기 위해 막상 44, 55의 숫자 외에도 S, 02 등 사이즈가 각기 다르게 표시돼 혼란에 빠진 채 다시 매장 밖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다반사다.
그렇다면 여성 옷의 사이즈는 일반적으로 어떻게 분류될까. 무정한이 선물했을 법한 치마를 기준으로 몇몇 브랜드의 인터넷 사이트에 제시된 사이즈 표를 살펴보면 주로 통용되는 치수는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설정된 67-70-73이다. 또한 XS-S-M-L의 알파벳을 이용한 치수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XS는 과거에 사용되던 44사이즈에 해당하며 S는 55, M은 66, L은 77에 해당한다. 00-02-04-06의 특별한 의미를 알 수 없는 것도 보이며, 00S, 00M 등과 같은 브랜드 고유의 사이즈가 표시되기도 한다.
과거에 사용되던 44-55-66치수가 별도로 함께 표기되기도 한다. 이는 30여 년 전 당시 20~24세 여성의 평균키였던 155cm와 가슴둘레 평균인 85cm에서 착안해 두 수의 끝자리 숫자가 조합된 55사이즈가 탄생했고, 44-55-66사이즈는 통상 여성 옷의 사이즈 기준으로 불렸다. 시간이 지나 여성의 체형이 점차 서구화되며, 체형과 옷의 크기가 맞지 않게 돼 현재 공식적으로는 가슴둘레-엉덩이둘레-키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44 또는 55의 숫자를 기준으로 옷을 사거나 파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여성 옷 사이즈의 가장 보편적인 기준이 되는 67-70-73사이즈가 각 브랜드마다 그 실측치수가 다르다는 것이다. 한 브랜드에서 67사이즈 스커트의 실측치수는 72cm인 반면 다른 브랜드에서는 66.69cm로 크기가 달랐다. 또한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70사이즈의 치마가 하나는 허리둘레가 75cm인 반면 다른 스커트는 73.5cm였다. 사이즈마다 실측치수가 다름에도 굳이 사이즈 기준을 세워 표시했는지 그 이유에 의문이 든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만약 무정한이 미스김의 사이즈를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에게 딱 맞는 치마를 선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무정한이 미스김에게 딱 맞는 치마를 선물하기 위해서는 그의 허리 사이즈를 줄자로 직접 재서 알고 있거나 매장에 함께 가서 입히는 방법 외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정한이 미스김에게 맞지 않은 치마를 선물하게 된 것을 순전히 미스김의 사이즈에 무지했던 그의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려워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MK패션DB,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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