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어디서 오셨어요?” 패션 뷰티업계 전문경영인에 대한 기대와 불신
입력 2013. 05.02. 08:33:05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불황일수록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이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인의 자질이다. 위기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감춰진 기회를 직원들이 포착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불협화음으로 인해 팽창한 긴장감을 풀고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자질. 이러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경영자가 자본주의의 악독함과 경쟁의 치열함이 얽혀있는 요즘 소비사회에 존재할 수 있을까?
하나 분명한 사실은 성공한 기업에는 반드시 인정받는 기업인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인정받는 기업인이 되기까지 그 노정은 험난하며 언제 추락할 지 모르는 절벽에 붙어있는 듯한 육체적 심리적 불안이 늘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패션업계는 전문 경영인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자주 일고 있다. 그 동안 패션산업은 전문경영인을 ‘패션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경영인’으로 해석해왔다. 패션이 감성에 의존한 부분이 크다는 점 때문인데 패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영인들은 패션을 철저한 수치에 근거한 산업으로 인식해 결국에는 기업과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과오를 범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냉정학 시각으로 위기 탈출 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경영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전문경영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윤주화 대표는 전문경영인을 향한 이중적 잣대로 인해,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해온 윤대표에 대해 유통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의 경영 방식을 패션사업부문에 어떠한 방식으로 접목시킬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제일모직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면서 최근 몇 년간 확장된 감성 코드에 윤대표의 이성 코드가 접목된 이후 나타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LG패션 역시 회계전문가로 알려진 구본걸 대표 체제로 운영되면서 이 같은 여론의 시선을 경험했다. 패션과 무관할 뿐 아니라 철저하게 수치로만 판단할 것 같은 경영인, 여기에 로얄패밀리이기까지 한 구본걸 대표를 향한 평가는 냉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 쐐기를 박듯 임원진이 금융전문가들로 포진되고 리테일 기업 체제를 선언하면서 기존 패션기업들과는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LG패션은 이후 아직까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평가 속에서 여전히 브랜드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 비전문가들이 패션기업의 경영을 맡게 되면, ‘다름에 대한 기대'와 ‘소통에 대한 불신', 이 이중적 잣대를 감내해야 한다. 이성적인 판단과 감성적 이해와 포용이라는 두 가지 자격요건이 모두 충족하기를 바라는 패션업계에서 이들의 성공적 생존은 가능한 것일까.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미국과 한국 P&G를 거친 소비재사업부문 전문가로, LG생활건강을 동종업계가 주목할만한 실적 상승은 물론 내실이 탄탄한 기업으로 키워내 여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고 있다.
소비재산업이 패션산업과 동등 비교가 될 수 는 없다는 전재 하에 차부회장의 경영방식이 전형적인 동종업계 여타 기업과 다른 방식을 취해왔음은 분명하다. 차부회장은 M&A를 통해 회사의 외형을 확장시켰음에도 P&G 라는 그의 이력이 강력한 신뢰감을 준다. 그만큼 해당 산업부문 전문가라는 이력은 공감과 소통을 끌어내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성공이 꼭 탄탄한 신뢰에서 출발하지는 않는다. 성장이라는 과정을 향해가면서 신뢰가 형성되고 이렇게 형성된 신뢰는 더욱 탄탄한 성공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패션산업은 ‘익숙한 것과 결별’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동시에 ‘망각돼가는 가치의 회복’이 절실한 당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경영인에 대한 신뢰는 현재가 아닌 미래 시점에서 진정성을 더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엇갈리는 평가가 내일의 결과가 아닌 만큼 조금은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한 듯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제일모직 홈페이지,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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