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서 부활한 ‘그레타 가르보’
입력 2013. 05.02. 16:21:22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가느다란 눈썹과 쓸쓸한 눈빛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글래머’와 ‘럭셔리’가 대세였던 1920년대의 할리우드에 갑자기 나타난 스웨덴 출신 배우 그레타 가르보는 독특한 억양과 신비로운 이미지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화려함과 교태로 한껏 멋을 부린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늘 챙이 넓은 슬라우치 해트(Slouch hat)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다녔으며 편안한 로퍼를 즐겨 신었다.
특히 그가 자주 착용했던 슬라우치 해트는 이른바 ‘가르보 해트’라고 불리며 당시의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를 평생 동안 동경했던 사진작가 세실 비튼은 ‘가르보는 패션에 있어 그녀 자신과 연관된 스타일을 스스로 창조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레타 가르보의 패션 감각은 독창적이었다.
1941년, 그는 돌연 은퇴를 선언했지만 특유의 모던한 스타일은 여전히 패션계에서 ‘핫 키워드’로 각광 받고 있다. 영화 ‘그랜드 호텔’에서 선보였던 우울한 분위기의 실크 가운 패션부터 ‘정복자’ 속 매니시한 스타일까지 그레타 가르보에 대한 디자이너의 동경이 느껴지는 컬렉션을 소개한다.

디스퀘어드2는 전성기 시절의 그레타 가르보를 연상시키는 컬렉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디자이너 듀오 딘 앤 댄은 20년대 재즈바처럼 꾸민 런웨이 위에 그레타 가르보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었던 슬라우치 해트와 매니시 수트, 퍼 코트 등으로 무장한 모델들을 등장시켰다.
특히 매니시룩과 매치한 빅사이즈 이어링과 네크리스, 퍼 트리밍 코트와 실크 드레스는 할리우드의 황금기 시절 유행했던 럭셔리 패션을 떠오르게 했다.

루이비통의 2013 F/W 컬렉션은 마치 영화 ‘그랜드 호텔’ 속 그레타 가르보를 보는 듯했다.
언더웨어를 변형한 실크 드레스와 가운을 입고 몽유병 환자처럼 워킹하는 모델들은 우울한 분위기와 쓸쓸한 눈빛을 가진 그레타 가르보와 닮아 있었다. 모델 린제이 윅슨이 착용했던 루즈한 실루엣의 브라운 퍼 코트는 영화 ‘육체와 악마’에 나와 화제가 됐던 코트를 연상시켰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고급스러운 캐시미어와 벨벳 소재로 만들어진 모자와 드레스로 ‘그레타 가르보룩’을 재현했다. 특히 퍼플 컬러 클로쉐는 그가 생전에 즐겨 썼던 모자들과 비슷해 주목 받았으며, 챙이 없는 벨벳 소재 모자 역시 디자이너 에이드리언이 그레타 가르보를 위해 고안한 디자인을 연상케 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P 뉴시스, 영화 ‘정복자’, ‘육체와 악마’, ‘그랜드 호텔’ 스틸 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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