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하기 어렵지만 시도해볼 만한 `서스펜더와 페이크삭스`
입력 2013. 05.02. 17:22:16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지난 4월 3일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종영됐지만, 드라마를 통해 배우 조인성은 남자들에게 서스펜더룩을 남겼다. 2004년 방송된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그가 선보인 수트와 백팩의 조합이 하나의 정형화된 드레스코드로 정착된 것처럼, 이번에는 셔츠에 매치한 서스펜더가 남성 패션에서 주목받는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았다.
한편, 날씨가 서서히 풀리며 짧은 기장의 치노팬츠에 로퍼나 보트슈즈를 매치해 발목을 드러내고 패션에 경쾌함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페이크삭스를 찾는 남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남성 전용 페이크삭스가 출시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미끄럼방지 기능이 더해진 고급형 페이크삭스도 등장하고 있다.
서스펜더와 페이크삭스. 혹은 멜빵과 덧신.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아이템은 이를 주로 이용하던 주체의 성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여성이 주로 이용하던 아이템을 남성이 눈독 들이고 있다. 서스펜더는 대부분 20대 초반 여성들이 스커트나 바지와 함께 착용해 소녀의 감성을 연출하기 위해 흔히 사용해 왔다. 또는 음악방송 등에서 여성 가수가 남장할 때 보이시함을 강조하기 위해 착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들이 많이 채워줬던 서스펜더는 이처럼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친숙한 아이템이었다. 물론 서스펜더가 19세기 서구에서 상류층 남성의 밑위가 긴 바지를 잡아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지만, 남성에게 서스펜더는 클래식하거나 독특한 아이템의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남성이 스타일리시한 포인트 아이템으로 서스펜더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페이크삭스는 처음에는 여성이 주로 사용했다. 봄·여름철 플랫슈즈나 펌프스 같은 단화를 신을 때 양말 대신 많이 신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말을 신으면 패션테러가 되고 맨발로 신으면 뒷꿈치에 상처가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발목을 드러내는 남자들이 많아지며 여성이 신던 페이크삭스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방송된 XTM ‘옴므5.0’에서도 모델 김원중이 스니커즈를 신을 때 페이크삭스를 신는 것이 좋다며 스타일링 팁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서스펜더와 페이크삭스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의 하나가 됐다는 점이 비슷하다. 서스펜더는 셔츠와 마찬가지로 원래 재킷 안에 착용하는 속옷의 개념으로 인식됐다. 이후 벨트와 서스펜더를 함께 착용하거나 가죽 대신 나일론이나 고무 소재를 이용하며 화려한 색의 끈을 사용해 노출하는 것이 유행됐고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함으로써 패션 액세서리의 하나가 된 것이다. 이와 달리 페이크삭스는 보이던 것을 보이지 않도록 함으로써 패션을 위한 액세서리가 됐다.
그리고 한 번쯤 착용해 보고 싶은 아이템이지만 섣불리 시도하기에는 망설여진다는 점에서 서스펜더와 페이크삭스는 비슷하다. 드라마에서 조인성이 보여준 수트와 서스펜더의 조화에 매력을 느껴 서스펜더를 구매해 착용해보니, ‘조인성이 하면 서스펜더, 내가 하니 멜빵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페이크삭스 역시 태슬로퍼나 보트슈즈를 신을 때 스타일리시함을 더해주는 아이템이지만, 신발을 벗을 때 친구들의 이상한 눈초리와 잔소리를 견뎌야 할 배짱과 뻔뻔함이 필요하다. 이에 더불어 그 둘은 처음 시도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번 착용하면 그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착용하게 된다는 공통점도 눈에 띈다.
서스펜더의 클래식함과 재치, 페이크삭스를 신음으로써 신발이 주는 경쾌함. 이러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아이템이 주는 부담감이 존재함에도 올 봄과 여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많은 남성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SBS, 커스텀멜로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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