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쉿’ 단아한 카리스마 여왕, 오연수의 패션 열정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25)]
- 입력 2013. 05.03. 10:05:12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동양적인 눈, 낚싯바늘 같은 코, 앵두 같은 입술의 오연수는 단아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이목구비는 작지만 힘이 있다. 여기에 순백의 드레스에 축복이 담긴 부케를 든 웨딩 패션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드넓은 초원에서 그를 성스럽게 만든다.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저으려는 듯한 몸짓과 어딘가 어색한 미소는 때 묻지 않은 드레스만큼이나 순수함이 살아 있다. 오연수의 뒤를 지키는 말은 사진에 생동감을 더해 20년이 지난 사진에서 오히려 세련된 맛이 난다.
최근 우아한 블랙 앤 화이트 룩을 선보이는 오연수는 오래된 사진에서 이미 맵시꾼의 기질이 엿보인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기 전, 플라운스 소매와 관능적인 시스루 소재를 덧댄 웨딩드레스로 오연수는 자신의 매력을 보여줬다. 그 시절에는 스타일리스트 조차 마땅치 않았을 터인데 패션 감각만큼은 남달랐다.
만만치 않은 두건도 오연수는 자신의 멋으로 소화한다. 20대에는 거친 사막도 헤쳐나갈 듯한 자유분방한 모습이라면, 40대 오연수는 자그마한 체구에 올 화이트 룩을 걸쳐 무언의 카리스마로 배경 없는 화면을 숨죽인다.
1994년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의 오연수 뒤를 지키는 미남은 배우 이정재. 오연수와 함께한 디자이너 하용수의 패션화보를 계기로 이정재는 비로소 연예인으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 오연수는 비밀첩보기관 NSS의 부국장 역으로 열연했다. 안정적인 연기 못지않게 그의 단아한 카리스마도 돋보였는데, 캐릭터에 걸맞은 간결한 재킷 패션과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를 위해 특별 의상을 제작하는 노력까지 기울였으니 오죽했을까.
이렇듯 오연수의 패션에 대한 열정은 언제나 뜨겁다. 왕년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여배우들이 나이가 들면서 컬러와 패턴으로 치장하는 반면, 오연수는 나이를 먹을수록 패션에 힘을 뺀다.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색과 디자인을 요리하는 오연수는 세월을 놀리는 것처럼 언제나 ‘단아함 그 자체’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럭셔리, 티브이데일리, K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