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민 민머리인가 남이 민 민머리인가? 유쾌한 노출!
- 입력 2013. 05.03. 17:33:40
-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옆집 아저씨 반짝 대머리 옆머리로 속알머리 감추려고 애써요 억지로 빗어 넘긴 머리 약한 모습예요 감추지 말고 빡빡 밀어요요요”
90년대 후반 등장한 디제이디오씨의 노래 ‘디오씨와 춤을’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는 당시 풍속을 신세대 감성이 담긴 색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가사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흥미롭게도 이 노래가 널리 불리며, 몇 년 후에 정말로 청바지 입고 출근하는 회사도 생겼고 여름 교복이 반바지가 된 학교도 생겼다. 그리고 또 하나 자연스러워진 것이 있다면 바로 민머리다.당시만 해도 민머리, 소위 ‘빡빡머리’는 반사회적 청년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졌다. 1960년대 후반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등장한 스킨헤드족의 이미지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유교적 사상에 뿌리를 둔 우리에게 머리를 민다는 것은 출가할 때나 허용되는 것이었다.
과거 민머리는 산사에서나 혹은 쌍라이트 형제로 유명했던 조춘과 민머리계의 ‘갑’이라 불리는 가수 구준엽이 등장하는 방송에서나 볼 수 있던 특별한 머리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탈모라는 현대인의 슬픈 고민을 안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며 민머리는 그 대안으로, 그리고 스타일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나 거리에서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했고 몇몇 연예인은 스타일리시한 민머리가 상징이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방송인 홍석천, 개그맨 염경환, 윤성호, 트레이너 숀리가 출연해 민머리 특집으로 꾸며졌다. 방송에서 그들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민머리의 세계를 전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지 민머리가 보기와 달리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단 머리카락은 한달에 평균 1cm 정도 자라기 때문에 깔끔한 민머리를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머리를 면도해줘야 한다. 태양열 집광판설, 공기 저항설 등 민머리를 한 이유로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축구선수 차두리의 경우 4일에 한 번씩 머리를 면도한다고 알려졌다.
머리카락을 자주 밀어 생기는 상처와 트러블로 두피 상태가 좋지 않은 고충도 있다. 이는 면도할 때 입 주위에 뾰루지가 종종 생기는 것과 같다. 또한 머리카락이 두피를 보호하지 못하므로 스킨과 로션 등 각종 화장품을 듬뿍 발라줘야 한다. 그들의 말을 인용하면 두피 상태가 나빠지지 않게 스킨과 로션을 ‘찰지게’ 발라줘야 하고 햇볕이 뜨거운 날에는 머리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썬크림도 충분하게 발라줘야 한다.
세수할 때도 물로 머리를 한번 헹구면 돼 편할 것 같지만, 두피전문샴푸로 잘 관리하지 않으면 거북이 등껍질처럼 두피에 각질이 일어나기 쉽다. 알코올 성분이 없는 중성샴푸로 가볍게 마사지하듯 머리를 감아야 깔끔한 민머리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쉬워 보이지만 민머리에도 나름대로 꾸준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머리는 그것을 연출한 연유가 어찌 됐든지 개성있는 스타일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멋들어진 수염이나 안경, 모자 등의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더욱 멋진 민머리 스타일이 될 수 있다.
구약성서에서 삼손은 머리카락을 모두 잃고 그의 힘을 잃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민머리의 율브리너에게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강인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두상이 예쁘고 여름철 모기로부터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면 시원하고 유쾌한 노출로 스타일을 살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AP뉴시스,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