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망해 하지 마, ‘레깅스’도 바지야
- 입력 2013. 05.04. 10:55:22
-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어제(3일)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한 배우 클라라의 타이트한 레깅스 시구패션이 화제다.
두산 베어스의 홈 유니폼에 허리, 엉덩이, 허벅지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핀 스트라이프의 레깅스만을 매치해 ‘역대 최고의 시구패션’이라 평가 되고 있는 것.‘남자들이 싫어하는 패션 1위’를 차지하며 ‘패션에 신경 쓰지 않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던 레깅스가 이제는 하나의 ‘하의’로 뜨겁게 조명 받고 있다.
사실 레깅스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단순히 보온성 때문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겨울의 기온 때문에 얇은 스타킹하나로는 추위를 이길 수 없어 보다 도톰한 소재의 레깅스를 선택하게 됐던 것. 이때까지만 해도 레깅스는 추울 때 껴입는 일명 ‘쫄 바지’로 속옷의 개념이 더 컸다.
이후 스타킹처럼 속옷이 비치지 않으면서도 각선미를 살릴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긴 상의나, 짧은 스커트에 함께 스타일링하며 타이트한 팬츠의 개념으로 입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킹이나 속옷의 기능이 더 컷다. 그러다 해외 셀러브리티들의 짧은 상의에 오로지 레깅스만을 입은 모습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꼭 스커트를 겹쳐 입어야 하는 속옷의 개념이 아닌, 레깅스도 하나의 하의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골반이 크기 때문에 해외 스타들처럼 ‘태’가 안 난다는 지적과 ‘엉덩이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는 사람이 민망하다’며 국내에서는 널리 통용되지 못했다.
이때 나타난 것이 스커트가 붙어 있는 레깅스다. 레깅스만 입으면 ‘속옷만 입었어?’라고 반문하는 보수적인 한국인의 시각에서 한발 짝 멀어질 수 있으면서도 한국인의 체형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길거리 노점, 유명 브랜드 할 것 없이 이 아이템을 선보여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레깅스 치마 패션이 탄생했다. 이 레깅스의 등장에 남자들은 ‘한참을 보고 웃었다’고는 하지만 이 치마달린 레깅스는 한 번에 입었다 벗기 좋고, 별다른 스커트의 코디네이션 고민 없이도 ‘프렌치 시크’의 이미지를 낼 수 있어 지금도 인기다.
최근 들어는 레깅스에 화려한 프린트 패턴, 다양한 장식이 추가되면서 레깅스도 제대로 하나의 팬츠로 인식되고 있다. 패션을 선도하는 국내 스타들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레깅스와 탑을 매치하는 룩을 선보였고, 패션 팔로워들을 이를 적극 수용했다. 이를 놓칠세라 패션 브랜드들도 스트라이프, 도트, 팝 프린트 등을 레깅스에 더해 선보이기 시작했고, 타이트한 버클에 시달리고, 뻣뻣한 소재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하체를 자유롭게 했다. 이에 레깅스는 활동성있으면서도, 시크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며 속옷이 아닌 겉옷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하지만 레깅스를 매치할 때도 고려할 점은 있다. 바로 속옷. 몸에 밀착되는 얇은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Y자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팬티자국은 아무리 트렌디 아이템을 입은 패셔니스타라 해도 보기 민망한 광경. 때문에 팬티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누디 팬티나, 레이스 트리밍이 된 속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뉴시스,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