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 그리고 추억의 남대문 아동복
입력 2013. 05.04. 22:20:52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어제(4일) 5월 가정의 달과 숭례문 복원을 기념해 열린 ‘남대문관광특구 대축제’에서 ‘남대문 표 아동복 패션쇼’가 행사의 대미를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마마 아동복, 부르뎅 아동복, 서울 원아동복, 크레용 아동복, 포키 아동복 등 남대문을 주름잡고 있는 매장의 여름 신상품을 전문 어린이 모델들이 입고 나와 과거 남대문 표 아동복을 입고 자랐던 관객들을 향수에 젖게 만들었다.
부르뎅 아동복.
지금이야 해외의 럭셔리 아동복이 수입되고, 내수 아동복 브랜드들도 고급화 돼 다양한 브랜드들이 있지만 ‘부르뎅’이 최고의 아동패션으로 손꼽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20대 후반, 30, 40대들이 ‘어린이’이던 80년대는 교복자율화가 발표되면서 국내 의류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던 시기다. 덩달아 국내 최대의 의류메카였던 남대문은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는데, 이 중심에는 부르뎅 아동복이 있었다. 잘사는 집 아이, 못사는 집 아이 할 것 없이 부르뎅 아동복을 원했고, 크레용, 포키, 마마, 원아동복 등 남대문 아동복은 한국 아동복 시장의 역사를 세웠다.
MBC예능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편에서 유재석이 ‘부르뎅 아동복 알아?’하며 의기양양해 했던 이유가 다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부르뎅 못 입어서 학교 가기 싫다고 울며 떼쓰던 아이가 한집 걸러 한명 있었다면 이해가 쉬울까.
이렇게 호황을 누린 남대문, 그리고 남대문 아동복은 90년대 후반 IMF를 겪으며 점차 불황속을 빠져들었는데, 여기에는 대형할인점과 쇼핑몰이 가세했다. 게다가 아동이면 아동복을 입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스포츠 브랜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프로월드컵, 프로스펙스, 르까프,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실용성을 무기로 스포츠 브랜드들이 내놓은 하얀 오리털 파카에 많은 어린이들이 마음을 뺏겼다. 때문에 남대문 표 아동복은 점차 기억 저편으로 멀어지게 됐다.
2000년 중반, 한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부터 아동복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는데 이는 철저히 백화점과 쇼핑몰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현재는 서양물산, 보령메디앙스, 아가방, 이에프이 등이 내수 유아동복 최강자로 군림하는 가운데 서양물산이 전개하고 있는 ‘블루독’은 론칭 이후 꾸준히 럭셔리 아동복 브랜드로 인기다.
또한 ‘내 아이는 럭셔리 하게 키우자’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구찌 칠드런, 랄프로렌 칠드런, 닥스키즈 등 값비싼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키즈라인도 활발하게 도입됐다.
특히 요즘은 부모와 아이가 같은 옷을 입는 패밀리 브랜드의 아동복도 인기를 끌면서 부모세대가 선호하는 유명브랜드인 타미힐피거칠드런, 리바이스키즈, 휠라키즈, 베네통키즈 등이 아동복이 매출 신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아웃도어 아동복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어 매일유업의 자회사인 제로투세븐 등은 아동용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숭례문의 복원과 남대문관광특구 대축제, 이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남대문 아동복은 우리의 추억이자, 보존해야 할 보금자리다. 이에 다시 우뚝 솟아 서울을 굳건히 지키는 숭례문처럼 남대문 또한 옛명성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예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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