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F30x15분=450분?, 당연했던 공식의 배신 [화장품의 진실 ①]
입력 2013. 05.05. 19:04:01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노화 방지’, ‘화이트닝’, ‘탄력’이라는 말이 붙으면 여성들의 지갑은 가벼워진다. 이들의 반대말인 주름, 그을림, 처짐을 유발시키는 것이 자외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자외선은 현대 여성의 공공의 적이 됐다. 그리고 날카롭고 신중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한다. 그런데 그 선택의 기준에 오류가 있다면?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있어야 자외선 차단에 쏟는 노력이 빛을 발할 것. 자외선에 더욱 민감해지는 요즘,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자외선 차단의 잘못된 진실을 밝힌다.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으로는 UVA와 UVB가 있다. UVA는 긴 파장의 자외선으로 피부 깊숙이 침투해 노화나 피부 질병을 일으키며 실내에서 커튼을 치고 있어도 뚫고 들어와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UVB는 생활 자외선으로 흔히 햇빛에 의해 피부가 그을리거나 붉게 달아오르게 만든다.
자외선 차단제에서는 차단 지수를 나타내는 표기법으로 PA와 SPF를 볼 수 있다. PA는 'Protection grade of UVA'의 줄임말로 UVA의 차단 지수이며, SPF는 'Sun Protection Facotor'의 줄임말로 UVB를 차단해주는 지수를 말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 기능이 모두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써야 하는데, 이중 흔히 자외선 차단 지수로 불리는 SPF 지수의 잘못 알려진 정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SPF 지수는 1에 15분 정도의 차단 효과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SPF30의 제품은 30x15분=450분, 즉 7시간 이상 자외선 차단 효과가 지속된다고 여겨진다. 우선 이것은 개인마다 자외선에 자극받는 정도가 다른 피부 타입을 무시한 계산법이다. 그래서 최근 조금 다른 계산법도 나왔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자외선을 받았을 때 홍반이 시작되는 소요시간에 SPF 지수를 곱하라는 것. 예를 들면, 햇빛에 노출된 뒤 30분 후 홍반이 시작되면 SPF 지수x30분이 지속시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PF 지수에 시간을 곱하는 계산법 자체에 오류가 있다. SPF50이 SPF1의 50배의 차단 효과가 있고, 홍반이 나타나는 일광 화상을 일으키기까지의 시간도 50배 늘려준다는 수치는 맞다. 하지만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차단 효과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SPF50의 UVB 차단 효과를 98%라 했을 때 SPF30은 96%, SPF15는 92%가 되는 것. 이는 약 5% 이내의 차이다. 이 정도의 수치 차이를 특정 숫자를 곱해 비례식처럼 계산하는 것은 결과에 너무 큰 오차가 생긴다.
한 마디로 SPF 지수의 차이에 따른 차단 효과의 차이는 생각보다 미미하며 지속 시간과는 더욱 관계가 멀어진다. 이 수치의 차이에 피지, 땀, 물에 의해 지워지는 것,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차단 기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자외선 차단제들은 2~3시간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각 브랜드와 언론 매체에서는 SPF 지수에 따라 기능에 크게 달라지는 것처럼 T.P.O. 맞춤 제품, 외출 전과 외출 후에 알맞은 제품 리스트 등을 소개하며 다각도의 소비를 부추긴다. 실상은 각각 다른 제품의 자외선 차단 성분끼리 만나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어 성분을 일일이 비교하고 사용할 것이 아니면 같은 제품을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또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 있는 니트로벤조산은 모공을 넓게 만들거나, 니트로이소산아데모늄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피부를 착색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SPF의 지수가 높을수록 이러한 차단 성분이 함유됐을 확률도 높아지므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높은 차단 지수의 제품을 선택할 때 먼저 테스트해봐야 한다.
위의 화학 성분으로부터의 자극을 피하는 방법은 화학적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물리적 차단제는 흔히 바르면 하얗게 떠 보이는 백탁현상이 일어나 여성들에게는 기피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이도 활성산소를 방출해 피부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자외선 차단’이라는 것이 사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햇빛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100% 차단을 할 수 없고, 그 방법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따른다. 광고에서 말하는 효과나 지속 시간은 더더욱 기대하면 안 된다. 또 공식이 돼버린 차단 지수, 지속 시간에 대한 이론에 따라 7시간씩 피부를 자외선에 방치하는 일이나 추상적인 이름이나 효과를 내세운 마케팅에 일희일비해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일은 없어야겠다. 자신의 피부 타입과 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피부 관리에 어디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인지를 판단하고 SPF 지수, 화학적 혹은 물리적 차단 제품을 선택할 것. 그리고 어떤 제품을 선택하든 생각보다 많은 양(전문가들은 적어도 한 번에 3g 정도를 발라야 한다고 한다)을, 3시간에 한 번씩은 덧발라야 기대하는 것의 절반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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