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없는’ 펑크, 쿠튀르 패션으로 거듭나다
- 입력 2013. 05.07. 16:04:48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 연구소의 주최 아래 ‘펑크: 카오스 투 쿠튀르(PUNK: Chaos to Couture)’ 전시회의 개막식이 열렸다.
이 전시는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펑크 패션 변천사’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펑크가 하이패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됐다.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는 버클 장식이 돋보이는 남성용 레드 컬러 수트를 선보였으며,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과거 연인이자 음반 제작자였던 말콤 맥라렌과 함께 디자인한 재킷과 스커트를 공개해 ‘펑크의 전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버버리 프로섬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자신의 주특기인 라이더 재킷에 뾰족한 스터드를 가미해 고급스러움과 투박함이 공존하는 룩을 선보였다.
2013년 이토록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펑크 패션의 시작은 1970년대 후반의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쟈니 로튼(보컬)과 스티브 존스(기타), 폴 쿡(드럼), 시드 비셔스(베이스)로 구성된 록밴드 섹스피스톨즈는 기성세대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로 가득했던 청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특히 “죽기엔 너무 어리고 살기엔 너무 타락했다(Too young to die too fast to live)”라는 명언을 남긴 시드 비셔스는 뮤지션이라기보다 10대들의 ‘스타일 아이콘’에 가까웠다. 연주 실력은 형편없었으며, 무대 위에서 자해를 일삼는 등 괴상한 행동을 멈추지 않는 그였지만 스타일리시한 패션 하나는 모두가 인정했다.
낡은 라이더 가죽 재킷과 찢어진 티셔츠는 그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었으며, 옷핀과 스터드 장식 액세서리들은 섹스피스톨즈의 히트곡 ‘아나키 인더 유케이’의 ‘분노하라, 파괴하라’라는 가사만큼이나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당시 ‘섹스피스톨즈 신드롬’에 힘입어 성공한 디자이너가 있었으니, 바로 비비안 웨스트우드다. 섹스피스톨즈의 제작자이자 애인이었던 말콤 맥라렌과 함께 ‘SEX’라는 옷가게를 만들어 마감처리는 고사하고 박음질도 채 되지 않은 옷을 판매했던 그는 섹스피스톨즈에게 옷을 입히기 시작하면서 ‘펑크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시드 비셔스의 죽음과 함께 섹스피스톨즈 역시 해체됐지만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승승장구를 거듭해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특히 일본 만화가 야자와 아이는 자신의 만화 ‘나나’ 속 여주인공 ‘오사키 나나’를 통해 ‘비비안 웨스트우드표 펑크 패션’을 재해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P 뉴시스, 영화 ‘시드와 낸시’, ‘나나’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