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슬로 그린 복근, 운동으로 만든 복근 안부럽다
입력 2013. 05.09. 17:59:15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몸매를 과장해서 그리는 것은 개그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뚱뚱하거나 마른 몸매의 개그맨들이 매직펜으로 왕(王)자 복근과 발달된 가슴 근육을 그리고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해 웃음을 주고는 한다. 또는 왜소한 체격의 연예인들이 과장된 근육질 몸이 그려진 인형복이나 의상을 입고 튼실한 몸을 표현하기도 하며 건장한 남성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을 코믹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몸매 그리기 또는 그려진 몸이 개그 소재가 아니라 아름다운 몸매를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이뉴스’에서 밋밋한 배를 근육질의 배로 만드는 방법, 평평해 보이는 가슴을 풍만하게 만드는 방법 등이 전달됐다. 흥미를 끄는 것은 운동이 아닌 간단한 메이크업만으로 이와 같은 몸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방법을 살펴보면 오일과 베이지톤의 글리터 제품을 섞어 가슴과 배에 넓게 펴서 바르고 브라운 아이펜슬을 사용해 복근 라인과 가슴골 라인을 그려 음영을 준다. 그리고 크림 타입의 하이라이트 제품을 톡톡 발라 마무리하는 간단한 메이크업으로 입체감 있는 가슴과 탄탄한 복근이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창조적 작업을 목격한 많은 사람은 주로 놀랍고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그간 삼촌팬을 비롯한 남성들이 탐닉했던 많은 아이돌의 몸매가 소위 ‘화장빨’의 효과를 얻고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헐’이라는 단어로 만감을 표현하는 듯하다.
물론 보디 메이크업이 최근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매끈하고 건강해 보이는 피부톤을 연출하기 위한 보디 메이크업 제품이 등장한 것은 이미 수년 전의 일이다. 여러 가지 제품을 발라 팔다리를 길고 가늘게 연출하는 메이크업은 많은 여성 사이에서 애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디 메이크업이 진화해서 장난과도 같은 몸매 그리기가 진지함과 기술력이 동원되자 아름다운 몸매를 만드는 메이크업의 하나로 당당히 분류되는 분위기다. 탄탄한 복근은 오랜 시간 흘린 땀의 양과 비례하고 입체적인 가슴 라인은 천부적이거나 후천적인 노력으로만 가질 수 있다는 통념을 깬 신선하고 귀여운 발상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복근과 가슴골을 만들어내는 보디 메이크업에도 아직은 한계가 있다. 흰 피부톤이나 밝은 곳에서는 메이크업한 티가 날 수 있다. 태닝한 것과 같은 어두운 피부나 클럽과도 같은 어두운 곳에서 보디 메이크업은 진가를 발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날씬한 몸매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려진 복근은 우스꽝스러워져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미 아이돌을 비롯한 많은 방송인 사이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비춰봤을 때, 조만간 거리에서 또는 해변에서 복근과 가슴골을 그린 여성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는 복근에 자신 없는 남성들이 그려진 복근과 함께 해변에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려지고 만들어진 것이면 좀 어떤가. 갖다 붙이거나 없애버리는 성형보다 훨씬 건강하고 인간적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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