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쇼핑, 이젠 백화점 말고 가로수길?
- 입력 2013. 05.10. 09:44:57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요즘 ‘핫’하다는 패션거리 가로수길이 이젠 뷰티업계의 메카로 떠올랐다. 화장품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와 ‘홍보성 매장’ 적지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
이미 3~5월 사이에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수입브랜드들이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짧은 기간 동안 운영하고 사라지는 매장으로 카페, 갤러리, 백화점 내 한정 기간 동안만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정식 매장 오픈에 대한 부담도 덜고 적지 않은 홍보효과도 누렸다.그러나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보다 ‘아이쇼핑’을 즐기는 이들이 더 많았다. 브랜드 역시 단독 매장을 오픈하기 전 팝업 스토어를 통해 추후 시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자 하는 새로운 유통망 확대를 위한 사전 조사 방법이란 목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팝업 뿐만이 아니라 과거 패션 브랜드가 즐비하던 가로수 길은 최근 들어 여러 뷰티 브랜드 매장이 정식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넓은 면적, 2층 이상의 규모인 주변의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나 명동에 위치한 뷰티숍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곳이 워낙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상권인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투쿨포스쿨은 일찌감치 가로수길에 터를 잡고 운영 중이고 연이어 바닐라코, 멜비타가 매장을 오픈했다. 오히려 예전부터 자리를 잡으며 명동상권을 주도하는 브랜드숍은 가로수길에서 고전 중이다. 초입에 위치한 미샤와 가로수길 끝 쪽의 더페이스샵은 다른 상권의 매장에 비해 한산하다.
LG 생활건강의 경우 가로수길에 비욘드, 빌리프, VDL 매장으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만 골라서 가로수 길에 세운 것이다. 그러나 다른 상권의 지점보다는 조용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로수길을 찾는 젊고 개성 있는 주 타깃 층과 브랜드가 잘 어울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가로수길에 뷰티 매장으로는 처음으로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대형매장을 열었다. 패션 브랜드도 임대료를 내기 어렵다는 이곳에 무려 3층 규모의 ‘비비 다이어트 랩’을 지난 4월 오픈했다.
현재 이 곳 1층에서는 카페와 다이어트 관련 소품을 판매하는 셀렉트 바가 운영 중이다. 눈여겨 볼만 한 점은 2~3층에는 다이어트 전문 케어 공간이 있는데 이곳 1회 체험권은 16만 원대, 기본 4주 체험 비용은 100만 원이 넘는 등 고가로 운영 중이다. 그래서인지 오픈한 지 얼마 안됐지만 1층에 비해 2~3층은 한산하다.
이렇게 가로수길의 뷰티 매장과 팝업스토어는 많은 관심은 받아도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홍보’를 위한 것일 뿐 매출을 위한 이벤트는 아니라고 얘기한다. 또한 이런 추세는 가로수길을 찾는 20~30대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잠재적인 신규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의 노력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브랜드 홍보의 장을 마련하여 장기적으로 브랜드 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DB, 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