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츠에 새겨진 이니셜, 품격을 높인다 VS 촌스럽다
- 입력 2013. 05.10. 13:13:19
-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셔츠에 이니셜을 새기는 것은 과거에는 고가 브랜드의 셔츠 또는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저가의 맞춤 셔츠가 주목을 받으며 소매에 이니셜을 새기는 것이 한동안 유행이 됐다. 수트 밖으로 살짝 나온 셔츠의 소매에 새겨진 이름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주로 셔츠 왼쪽 소매에 성과 영문 이름의 첫 글자를 새기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위치는 다양하다. 소매 끝이 될 수도 있고 왼쪽 가슴 부위나 셔츠의 하단, 칼라의 뒷부분에 이니셜을 새기기도 한다. 사실 이니셜을 새기는 위치는 소매 끝이 아닌 왼쪽 가슴 네 번째 단추 옆이 전형적이다. 무엇보다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위치이기도 하며 재킷을 풀었을 때 얼핏 보이는 것이 가장 품위 있어 보인다고 한다.
셔츠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미국 세탁소에서 손님의 셔츠를 구별하기 위해 이름을 새긴 것에서 유래했다. 똑같이 생긴 셔츠를 쉽게 구분하고 분실하지 않으려는 방안으로 이니셜을 새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이름표의 개념에서 시작된 이니셜을 새기는 것이 셔츠 스타일링의 하나로서 지금까지 널리 애용되는 이유는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셔츠에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맞춤 셔츠에서 이니셜을 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맞춤 셔츠라도 비슷한 디자인과 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니셜을 새김으로써 내 셔츠는 남들과 다른 셔츠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를 보면 한태상(송승헌)이 자신의 드레스룸에서 이재희(연우진)의 이니셜이 새겨진 셔츠를 발견하고 서미도(신세경)와 이재희(연우진)의 관계를 눈치채게 된다. 또한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가 개츠비의 셔츠에 새겨진 이니셜을 보고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름이 새겨진 셔츠는 한 남자를 상징하는 물건이 되고는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셔츠에 이름을 새기는 것을 멋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이 새겨진 셔츠를 입을 때 세련되고 격식이 더해서 품격을 갖춘 수트를 입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남들과 다른 셔츠를 입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특별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에 반해 이름을 새기는 것이 오히려 촌스럽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이름을 빽빽하게 수놓은 소매를 보면 교복 명찰이 연상된다고도 한다.
이처럼 셔츠에 이니셜을 새겨 넣는 것에 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음에도 그러한 일이 개성을 표현하거나 멋들어진 수트를 입기 위한 한 가지 노력임은 분명하다. 특히 새내기 대학생 등 수트를 처음 입는 사람들에게 이름이 새겨진 셔츠는 조금은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또한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이름이 아닌 별명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 등 특별한 의미가 담긴 이니셜이 새겨진 셔츠를 보며 과거의 추억에 잠기는 것도 셔츠의 이니셜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