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애정이 중요해요’ 스타일리스트 신우식 [인터뷰]
입력 2013. 05.10. 14:57:38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스토리 온 채널의 ‘렛미인’ 시즌3가 5월 말 방송을 기다리고 있고요. SBS 허브채널의 ‘스타일 AtoZ’ 그리고 최근 ‘러브클립’이라는 홈쇼핑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한채아, 김상경, 윤태영, 이승연, 조현우, 한그루, 정애연, 이아현, 조희진, 이종수, 아이돌 엔쏘닉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어요. 아, 지금 이름 못 불러 드린 분 죄송합니다~” 이름이 빠지면 서운해 할 거라면서 신우식 이사는 웃었다.
유난히 느낌이 좋은 사람이 있다.
말 몇 마디 나눠보지 않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지 못하지만 말투, 손짓 하나하나에서 묻어나는 좋은 기운으로 주위사람까지도 행복한 기분을 품게 하는 그런 사람. 초여름 신록이 물들어가던 어느 오후, 스타일리스트 신우식 이사를 그의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지난 1월에 출간한 책의 반응은 어떻냐’고 물었더니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대답에 덩달아 웃음이 터졌다.
“요즘 스타일북은 많이 나와 있잖아요. 근데, 다 패션을 잘 아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더라고요. 영어도 많고. 그래서 패션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생활 속 패션 팁을 많이 넣었어요. 패션과 생활을 ‘믹스 앤 매치’ 하듯이요”
실제로 그의 트위터에는 책을 들고 찍은 독자들의 인증 샷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것을 또 일일이 리트윗하며 감사를 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애정 어린 마음씀씀이가 보였다.
내친김에 옷은 어떻게 잘 입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옷장 정리부터 하세요. 옷장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옷을 잘 입어요. 매 시즌마다 네 번만 옷장정리를 하면 매번 옷 살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정리를 하다보면 언제 샀는지도 모를 옷들이 쏟아질 거예요. 특별히 이상한 옷이 아니라면 ‘왜 아직도 안 입었지’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많을 걸요? 매일 입는 옷만 입지 말고 옷장을 뒤지세요. 보물창고라 생각하면서”
추억은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옷에도 담겨 있는 것이라며, 옷장을 자기만의 추억공간으로 만들라는 그의 말에서 다정하고 따뜻한 그의 감성이 전해진다.
1999년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돌연 일본행에 올랐다. 한국에 돌아와 서른이 넘은 나이에 어시스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저는 타고난 감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옷을 썩 잘 입는 편도 아니었어요. 다른 길에서 많이 헤매기도 했고요. 그저 옷이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죠”
자신은 ‘대기만성’형이라 말하며 오랫동안 노력하고 좋은 기회가 오길 기다린 것뿐이라고 겸손을 자처했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을 견디게 했던 것은 ‘사랑’이었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부대끼며 하는 일은 사랑 없이는 할 수가 없어요. 그것이 옷에 대한 사랑이든, 같이 일하는 동료에 대한 사랑이든 무언가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특히 후배들에게 일을 시켜보면 티가 나요. 애정이 많은 사람이 확실히 일을 잘하거든요”
‘사랑’이 제일이라 말하는 신우식의 생각은 작품들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된다. ‘힘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모회사의 ‘두근두근 투모로우’ 광고나, 듣지 못하는 장애우에게 음악이란 것을 알려주는 한 자동차 회사의 인간미가 넘치는 광고는 사람을 우선시 하는 그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세련된 광고 보다는 인간미 있는 광고를 좋아해요. 의상을 보여 주기에 앞서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고, 이것을 더욱 잘 표현하게 도와주는데 옷이 마지막 한 수를 두는 거죠”
신 이사는 ‘인이 배긴다’는 표현을 썼다. 사람에게 옷을 입히는 이 일에도 인간미가 중요하다는 거다. 사람 좋은 것 하나 밖에 믿을 것이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면서.
“딱 55살까지 이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제 10년 남은 거죠. 하지만 그때까지는 언제나 현장을 뛰는 스타일리스트일 거예요. 제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무릎을 꿇고 신발 끈을 묶을 줄 아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요”
한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마주한 사람까지 긍정적인 기분을 들게 하는 그의 성품은 그가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됐는지 충분히 이해시켰다. 일이든, 옷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애정, 사랑이라는 것을 그를 통해 다시금 배웠다.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 두근두근 투모로우 캠페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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