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완판 대통령’에서 ‘패션 외교’까지
입력 2013. 05.12. 11:54:42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10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 한복과 정장을 적재적소에 연출해 ‘패션 외교’, ‘패션 정치’가 세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방미 기간에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등에서 매번 다른 의상으로 그의 아이덴티티와 국민의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완판 대통령’에서 ‘패션 외교’로 진일보한 박 대통령의 패션을 짚어 본다.
지난 5일 미국행 항공기에 오른 박 대통령은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이는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비장함보다는 자연스러운 외교의 일환이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통이 넉넉한 바지, 4~5cm의 구두, 허리선이 들어간 재킷, 만다린 칼라로 외유내강의 이미지를 연출했으며, 서류가방을 한 손에 들어 ‘일하러 간다’는 인상을 풍겼다.

미국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여러 벌의 한복으로 ‘화려한 전통’을 뽐냈다. 그는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서는 한민족의 상징인 무궁화 자수 한복으로 우리의 멋을 알렸다.
박 대통령은 故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미색 한복으로 타지에 있는 뉴욕의 한인 동포들에게 향수를 자극했으며, LA 교민간담회에는 연분홍색과 연두색이 조화로운 한복으로 친근한 인상을 심어주는 등 여성 대통령만의 감성적인 패션 정치를 선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은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연청색 긴 재킷, 군청색 정장 바지, 군청색 구두를 매치한 스타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컬러인 ‘블루’와 우리의 빛인 ‘쪽빛’을 한데 묶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의 상징 컬러이자 故 마가렛 대처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 재킷을 선택해 ‘아시아의 철의 여인’이라고도 불리는 박 대통령의 전략적인 컬러 플레이를 엿볼 수 있었다.

적재적소의 스타일 변화 또한 주목할 만했다.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격조 있는 클래식룩을 선보이며 패션 외교로 하나의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그레이 재킷으로 이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천연 보석인 진주 목걸이로 여성 리더로서의 우아함을 잊지 않았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하고 북한에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권면하는 등 강한 메시지의 영어 연설과 도회적인 룩이 잘 어우러져 여성 지도자로서의 품격을 완성했다.
일각에서는 첫 여성 대통령의 등장에 지나치게 패션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 추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취임 후 첫 방미 외교의 성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보다 패션 외교만을 논하는 언론의 분위기를 경계하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패션 저널리스트로 퓰리처상을 받은 로빈 기번이 “여성 정치인이 입은 옷은 정치적 성명 발표와 같다”고 말했듯, 정치 지도자의 옷차림은 국가의 메시지를 담는 전략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시대 대한민국 최고의 파워드레서로 등극한 박 대통령의 앞으로의 패션 외교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뉴시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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