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쇼핑몰 배송 지연을 둘러싼 ‘각자의 사정’
- 입력 2013. 05.12. 13:59:17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인터넷 쇼핑몰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 사이에 끊이지 않는 고질적 문제가 있다. 바로 ‘배송’ 문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접수된 인터넷 쇼핑몰 거래 피해 사례 10건 중 8건이 배송 지연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외 배송 상품을 주문한 소비자의 경우, 구입한지 45일이 지나도 배송이 되지 않아 환불을 요청하니 인터넷 쇼핑몰측에서 적반하장으로 배송비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또한 입금한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배송이 지연돼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커녕 ‘물건이 품절됐다’며 일방적인 환불 통보를 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피해를 본 소비자도 많았다. 이러한 인터넷 쇼핑몰과 고객들과의 마찰은 왜 끊이지 않는 걸까.
8년째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박현선 대표는 “한 달이면 약 300개의 상품이 업데이트 되지만 거래처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시기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상품이 없어서 고객들에게 배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00% 자체 제작 상품만 취급하는 쇼핑몰이 아니라면 이러한 배송문제는 모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공장의 상품 생산 주기가 원래부터 이렇게 빠르지는 않았다. 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여성 소비자들은 옷값을 아끼게 되고, 그에 따라 주문량이 줄어들어 한 상품을 오랫동안 생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리 만들어놓으면 되지 않냐”라는 말도 있지만 의류 생산 업체에서도 신상품이 나왔을 때 그 것이 ‘대박’을 칠지 ‘쪽박’을 찰지는 가늠할 수 없다. 만들어놓은 제품 수보다 주문량이 적을 때, 그 많은 재고를 떠안을 수 없기에 업체는 철저하게 ‘주문 시 제품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
섣불리 많은 량을 주문했다가 팔지 못하고 남은 상품들을 떠안은 인터넷 쇼핑몰은 백화점이나 가로수길처럼 소비자들이 집중된 곳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이른바 ‘재고 털이’를 하게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 쇼핑몰은 재고가 많은 상품에 ‘당일 배송 가능’, ‘입금 즉시 배송’과 같은 키워드를 걸어둬 고객들을 유도해 배송문제로 인한 갈등과 환불을 방지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과 소비자 간의 배송 지연으로 인한 문제는 단순하게 보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지만 멀리 내다보면 ‘경기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여자들이 가장 아끼는 것이 ‘옷값’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결국에는 거래처의 주문량도 줄어들어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일이 발생하는 것.
당장 경기가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의류 생산 업체와 인터넷 쇼핑몰이 상품 중단 시기와 남은 물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자 역시 ‘보이지 않는 거래’이니 만큼 신중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임한다면 배송지연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