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를 통해 만나는 `고종의 면복과 명성황후의 십이등청적의`
입력 2013. 05.14. 08:43:17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오는 5월 15일부터 28일까지 인천광역시평생학습관 갤러리 나무에서 자수공예의 멋과 예술성을 맛볼 수 있는, 이정숙의 ‘황룡(黃龍佳緣)’ 전시가 열린다. 전통 자수는 예로부터 여성에 의한, 여성만을 위한 전통예술의 한 장르다. 따라서 그 형식과 대상은 정형화돼 왔으며, 이를 깨뜨리는 작업 또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더욱이 조선 시대 유교의 영향 아래 예(藝)의 관념은 인간적 감각이나 감정을 멀리하게 했으며,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우주관은 일반 민중의 생활양식이나 색채까지 규정했다. 따라서 전통자수는 수놓는 이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관습에 따른 관념과 상징성을 형상화하는 방식을 중시하게 됐다. 복식자수에서 가장 세련된 장르로 평가받는 흉배는 조선 시대 왕과 왕세자, 문무백관이 입는 관복에 장식하던 표장(表章)을 말한다. 왕과 왕세자의 곤룡포에는 용무늬를 수놓은 흉배를 가슴과 등, 양어깨에 달았는데, 이를 보(補)라 부른다. 문무백관의 관복에는 사각의 흉배를 가슴과 등에 달았다. 흉배의 문양은 기린, 사자, 운학, 공작, 해, 달 산 등으로서 문양에 따라 계급과 신분을 상징한다.
보자기는 예로부터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해 사용된 헝겊이나 종이로 만든 생활용품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그 종류와 문양을 보면 조각보와 수보가 있는데, 보자기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음으로써 정성 어린 마음을 담는 행위가 된다. 또 이렇게 정성 들인 보자기에 물건을 담는 것은 복(福)을 싸두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특히 수보자기는 주로 혼례와 같은 길사에만 사용되었는데, 문양으로는 나무와 꽃이 가장 많고 나아가 학, 봉황, 공작 등의 길조와 나비, 풀벌레 등이 있다. 장신구는 몸치장을 위해 쓰는 패물로, 한복이나 신체에 붙이는 장식품이며 한복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장신구의 기능은 미적 의식을 나타내는 장식적 기능, 악을 물리치는 주술적 기능, 부와 권력을 표시하는 신분 표시적 기능이 있다. 여성 노리개의 재료는 이러한 성격이 잘 담겨 있다. 옥나비 한 쌍은 부부 해로의 의미가, 비취는 장수를 상징하고, 포도송이는 자손의 우애, 은침통은 병과 우환을 없애준다고 믿었다. 이렇게 장신구에는 인간의 공통적인 바람이 표현돼있으며, 그것은 의복과의 조화를 통해 여성의 감추어진 내면을 추구하는 예술로 전승됐다.
이처럼 이정숙은 전통자수의 형식과 대상을 뛰어넘는 예술적 시도를 통해 자수예술의 미학을 한 단계 높였으며, 색채를 얻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염색과 재료로 장신구를 새롭게 창조하고 있다. 또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고종황제의 십이장복과 명성황후의 십이등청적의를 만나 볼 수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네오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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