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갖춰 입고 놀자!" 세상을 놀라게 한 싸이의 패션철학
입력 2013. 05.14. 09:24:20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Dress Classy, Dance Cheesy(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저급하게)’를 외치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통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면서 싸이 스타일 역시 주목받았다.
놀 때 놀더라도 옷은 제대로 갖춰 입고 노는 싸이의 독특한 가치관이 세계를 들썩이게 했고, 한결같은 그의 스타일은 트레이드마크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할로윈 데이에는 그를 코스프레한 외국인들이 속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의 스타일은 데뷔 무대부터 한결같았다. 다소 후덕한 몸매에 맞춘 정장에 격렬한 댄스를 가미해 ‘나 완전히 새됐어’ 를 외치던 그는 당시 ‘엽기 가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고,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재조명되기 전부터 줄곧 같은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스타일이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1집 당시 슬리브리스 셔츠를 입고 격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기도 했었다.
미국 버클리음악대학을 다니던 수재로 알려진 그에게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라는 의문이 끊이질 않았고, 음반 활동으로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후에도 여전히 ‘딴따라’에 불과할 뿐 그를 우러러보거나 동경하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신을 스스로 삼류라 칭하고 B급 문화를 지향한다고 밝힌 싸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항상 잘 차려입은 신사적인 패션을 추구해왔다. 정직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수트, 보타이로 격식을 갖춘 모습은 마치 성공한 사업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초지일관 변하지 않는 패션철학을 유지해 왔다.
음악적 한계에 부딪히면 스타일의 변신을 시도해 볼 법도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싸이는 “가수랍시고 안 어울리는 시도는 하지 않는 편이다”라며 “지금껏 염색이나 귀고리를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단지 무게를 잡기 위해 그럴싸한 수트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이한 춤과 노래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싸이는 “광대가 인기가 있다고 갑자기 모범이 되는 것은 모순이다”며 “앞으로도 모범적이길 거부하고 즐거움을 주고 싶을 뿐이다”고 전했다.
패션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물론 겉치레가 인격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사람을 깊게 알아갈 여유조차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행색이 초라하면 편견부터 갖게 되는 속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Dress Classy, Dance Cheesy(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저급하게)”라는 생각을 고수해온 싸이가 영리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은 싸이가 크게 뜨고 사라지는 ‘원힛원더(One hit wonder)’ 가수가 될 거라는 편견을 가졌지만,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싸이는 한결같은 넉넉한 배와 충만한 끼를 가진 싸이 일 뿐이었다. 변한 건 단지 우리의 시각이고 위치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간사한 마음일 것이다. 유행을 좇지 않고 일관된 스타일을 추구해온 고집스러운 면모가 오늘날의 싸이를 만든 건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뉴시스,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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