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빨간 밑창’에 집착하는 이유
입력 2013. 05.14. 11:43:48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구두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아찔한 힐과 새빨간 색이 매끈하게 발린 밑창을 보면 누구나 ‘크리스찬 루부탱’을 떠올리게 된다.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은 92년도에 신발이 너무 밋밋해 보인다는 이유로 밑창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게 됐는데, 그것을 시초로 지금의 ‘빨간 밑창’ 브랜드 이미지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놀라운 것은 구두 한 켤레가 수십만 원에서 최고 5백여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브랜드임에도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다.

빨간 밑창 소송
몇 년 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세인트 로랑 파리(전 이브 생 로랑)'와 여자들의 로망인 슈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 사이에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었다.
내용인즉슨 세인트 로랑 파리가 크리스찬 루부탱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것. 당시 세인트 로랑 파리는 밑창까지 모두 빨간 여성 구두를 출시했는데, 루부탱 측은 자사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밑창을 세인트 로랑 파리에서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법적 처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세인트 로랑 파리 측은 ‘루이 14세도 빨간 밑창 슈즈를 신었고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도 빨간 구두를 신었다’며 패션의 장식적인 요소 중 하나인 색깔을 특정 브랜드에서 독점할 수는 없다고 반격했다. 결국, 법원의 결정은 기각됐지만 루부탱 측은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색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없다며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했었다.
어찌 됐건 당시 재판부에서도 ‘빨간 밑창은 루부탱’이라는 공식을 인정했으니, 명불허전 빨간 밑창이 루부탱의 전유물이라는 건 알리게 된 셈이다.

빨간 밑창의 유혹
디자이너 루부탱이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건 매장을 연 것은 91년도였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그의 첫 번째 고객은 모나코 공주 캐롤라인. 덕분에 그는 인기 급물살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
이제는 마돈나를 비롯해 패리스 힐튼, 비욘세, 빅토리아 베컴, 안젤리나 졸리 같은 거물급 셀러브레이터들이 그의 팬이 됐다.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극 중에서 가장 사랑한 신발도 루부탱으로 나오는가 하면, 제니퍼 로페즈는 루부탱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의 곡 제목을 루부탱으로 짓기도 한다. 이처럼 각종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루부탱은 상징적인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권지용, 탑, 서인영 등의 패셔니스타들이 루부탱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루부탱은 여자에게 구두가 어떤 존재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그는 ‘다리를 최대한 길어 보이게 해 여자를 아름답고 관능적인 존재로 만들 것’이라며 킬힐을 부활시켰고, 새빨간 밑창으로 여성들에게 새로운 섹시미를 선물했다. 걸을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빨간색 밑창이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될 이유는 충분하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유튜브 ‘크리스찬 루부탱 런던 회고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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