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웨이 위의 ‘스토리텔링’
- 입력 2013. 05.14. 14:58:12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런웨이도 ‘패션’이다?
매 컬렉션마다 모델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런웨이다. 지난해 루이비통은 2013 S/S 컬렉션을 통해 거대한 체스판을 연상시키는 런웨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모델들은 60년대 ‘모즈룩’의 영향을 받은 격자 패턴의 의상을 착용해 런웨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디스퀘어드2의 디자이너 듀오 딘과 댄은 2013 F/W 컬렉션 런웨이를 3~40년대 재즈바로 연출했다. 오프닝을 장식한 모델 카르멘 페다루는 화려한 깃털 장식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불러 뮤지컬 ‘시카고’ 속 재즈 싱어 ‘록시’를 연상시켰으며, 뒤 이어 등장한 그린 트렌치코트 차림의 모델은 군인 복장을 한 남자 모델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고전 영화 ‘카사블랑카’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매 시즌 도회적인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디자이너 도나카란은 런웨이 배경으로 뉴욕의 한 복판을 담은 사진을 배치했다. 이는 마치 모델들이 도심을 걷는 듯 보이도록 했으며, S/S 컬렉션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옐로우 컬러 의상을 돋보이게 했다.
프라다는 조명 아래 환풍기를 설치해 런웨이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도록 했으며, 검은 고양이와 새들이 움직이는 영상이 담긴 스크린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헝클어진 헤어스타일에 창백해 보이는 그레이 컬러 메이크업을 한 모델들은 히치콕의 영화 속 여인들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비통 F/W 컬렉션을 ‘한껏 꾸미기는 했으나 갈 곳이 없어 호텔 안에 갖혀 있는 우울한 여성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런웨이는 어두운 분위기의 호텔 복도로 꾸며졌으며, 문을 열고 나오는 모델들은 실크 가운과 란제리 등으로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60년대 여성을 표현했다.
보테가 베네타의 F/W 컬렉션 런웨이는 여러 개의 거울을 각기 다른 각도로 배치해 미로처럼 연출했다. 이 때문에 쇼 중간 모델들이 길을 잃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구조적인 디자인의 컬렉션 의상과는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