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갑 vs 갑, 멈출 수 없는 영토경쟁
입력 2013. 05.14. 16:24:18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소비시장의 갑을 관계가 연일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을의 수모와 반격, 여론을 의식한 갑의 급격한 태도 변화 등 뻔한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패션업계는 이보다 더 긴장감 넘치고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절대 갑들 간의 치열한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의 성향을 양과 질의 두 가지 기준으로 가늠한다면 롯데백화점은 양, 신세계 백화점은 질에 더 근접한다는 것이 패션업체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점차 그 경계가 사라지면서 갑 대 갑의 경쟁은 실제 그들 상호간의 경쟁 의식보다 주변의 논쟁 속에서 더욱 비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에 이어 타임스퀘어와 연결된 영등포점 리뉴얼 오픈을 계기로 갑 대 갑의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부산과 영등포 지역에서의 선전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신세계백화점은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인천터미널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부산과 함께 주요 지역 상권으로 꼽히는 광주와 관련해 신세계백화점이 금호터미널과 연장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신세계백화점의 상승세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백화점 갑 대 갑에 몰리는 시선은 이처럼 영토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실제 백화점 간 입장은 이와는 다소 다르다.
‘지역 1번 점’을 추구하는 신세계백화점을 겨냥한 것일 수는 있으나, 롯데백화점은 시장 점유율을 늘기보다는 영업이익 즉 내실을 다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제 유통의 입장과 달리 외부로 보이는 모습은 지역 별 우위 확보 경쟁으로 비춰지고 있다.
광주점 연장계약 체결로 구 도심상권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 지역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인수해 향후 개발이 이뤄질 경우, 강남뿐 아니라 전국 상권에서도 절대 부동의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잡게 됐다.
인천지역은 이보다 좀 복잡하다. 롯데백화점은 인천터미널 부지에 롯데 타운을 조성함은 물론 내년도 수원과 함께 송도에 신규 출점 계획이 잡혀있어 경인상권에서 인천지역이 새로운 경쟁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점이 오는 2017년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타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는 “진행 중인 소송에 집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송도에 신규 출점하는 상황에서 신세계백화점 역시 인천 지역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경인지역을 둘러싼 갑들의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점 외에 청라 지구에 복합쇼핑몰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해 인천 지역에서 팽팽한 긴장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신규 점포 출점 조건을 제한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중국 웨이하이에 이어 오는 6월 인도네시아에 신규점포를 개점하는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청도점, 내년 베트남 하노이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복합쇼핑몰을 통한 유통 인프라 확장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며, 업계 역시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에 이어 경기 하남시, 의왕 백운호수 등지에 진행 중인 경인지역 복합쇼핑몰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의 진위는 호기심의 대상일 수 있지만 결코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패션업계는 외부적으로는 백화점 갑들 간의 영토경쟁에 주목하고 있는 듯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유통 다각화를 통해 제한된 소비시장을 넓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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