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하는 패션, ‘소통’하는 사회
- 입력 2013. 05.15. 09:06:27
-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최근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공유’를 통해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넉넉지 않은 사회 분위기와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한다.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가게’가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인데, 그들은 기부된 옷이나 물건을 수선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여기서 창출한 이윤으로 국내외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독특한 이념 하에 의류와 관련된 ‘공유’를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열린 옷장’을 꼽을 수 있다. 열린 옷장은 사회 선배들이 기증한 정장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 줌으로써 면접용 정장을 필요로 하는 청년구직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라 할 수 있는 정장 공유 서비스이다. 평균 35만7천원에 달하는 면접용 정장 구입비용이 부담될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청년구직자들에게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옷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굳이 정장을 공유의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열린 옷장 관계자는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옷장을 열어 서로의 옷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하지만 공유 경제의 개념이 모호한 한국에서 모든 옷을 공유의 대상으로 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그 공유의 개념을 좁히고자 한 가지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입사 후에도 천년만년 입을 것이라 믿고 구입했던 고가의 면접용 정장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입사 합격 후에는 어딘지 촌스러워 보여 옷장 안에 고이 모셔두곤 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옷장 속의 잠자는 정장을 기증하는 것이 경제난으로 허덕여 면접용 정장 구입이 어려운 청년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공유의 아이템으로 정장을 선택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또 열린 옷장은 단순히 옷만 공유해주는 단체가 아니다. 사회 선배들이 기증한 옷에는 그들이 편지를 통해 전하는 옷에 대한 에피소드나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대여자들은 후기를 남김으로써 기증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간다. 이를 통해 열린 옷장은 옷과 이야기, 더 나아가 그들의 관계까지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철저하게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지 예치금이나 보증제가 전혀 없음에도 문제없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고.
그 외에도 공연이 끝나면 버려지는 무대 소품이나 의상, 세트를 재활용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해주는 ‘공쓰재(공연 쓰레기 재활용의 약자)’, 단절되었던 사람들이 모여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나눔 재봉틀 사업을 실천하는 ‘참새 의상실’ 등 패션을 매개체로 ‘공유’를 실천하는 단체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열린 옷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