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멋지십니다!
입력 2013. 05.15. 11:03:37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무서운 ‘형님’들에게도 숨은 패션 공식이 있다?
지난 13일 오후 명동 한 복판에서 조직폭력배를 연상시키는 차림의 건장한 남자 100명이 나타나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해 시민들을 당황시켰다. 이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무정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플래시몹이었던 것.
만약 100명의 남자가 검은 양복이 아닌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면 시민들은 그들을 ‘단체 관광객’ 쯤으로 여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처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직폭력배의 옷차림은 대게 ‘검은 양복’과 단추가 서 너 개 풀린 ‘셔츠’지만, 영화 속 그들에게는 ‘패션’이 있다.
최근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영화 ‘신세계’는 조직폭력배의 패션 공식 ‘문신+셔츠+검은 양복’을 떨쳐내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뻔한 블랙을 버리고 지적인 느낌의 그레이를 메인 컬러로 기획한 제작진은 120벌의 수트를 특별 제작하는 등 ‘조폭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패션에 공을 들였다.

홍콩 느와르의 전설이 된 영화 ‘영웅본색’ 속 조직폭력배는 ‘트렌치코트’로 표현된다. 러닝타임 내내 동그란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쓴 채 담배를 물고 나오던 주윤발은 이 영화로 하여금 국내에서 ‘윤발 오빠’로 거듭났다.
영화 ‘달콤한 인생’을 통해 세련된 느와르 액션을 보여준 배우 이병헌은 고급스러운 블랙 수트와 가느다란 타이로 빈틈없는 성격의 선우를 표현했다. 영화 ‘비열한 거리’의 병두(조인성)는 조직폭력배라기보다 ‘건달’에 가까운 인물로, 넉넉한 실루엣의 그레이 수트와 스트라이프 셔츠를 착용했다.

우리나라와 홍콩에 ‘느와르’가 있다면 미국에는 ‘갱스터 무비’가 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72년 작 ‘대부’ 속 인물들은 거대 마피아 조직을 배경으로 한 만큼 중후한 분위기의 패션을 선보인다. 특히 고급스러운 블랙 수트에 보타이를 매치한 말론 브란도의 모습은 ‘대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남았다.
그로부터 12년 뒤 개봉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갱스터들은 22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뉴스보이캡부터 중절모, 투박한 모직 재킷, 고급스러운 헤링본 수트 등 다양한 아이템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들의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의 패션을 디테일하게 묘사해 한 시대의 유행을 짐작케 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신세계’, ‘영웅본색’,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대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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