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아이템, 잘 나가는 친구 눈치보는 중?
입력 2013. 05.16. 09:07:00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대중의 뷰티 관심도가 날로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뷰티 IQ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업그레이드된 상품들을 개발‧출시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획기적이라는 호평을 얻는 신상품을 따라 천편일률적인 제품 출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뷰티업계의 상품 출시 전략이 ‘눈치게임’을 닮은 모습이다. 눈치게임이란 시작을 알리지 않고 눈치껏 순차적으로 숫자를 이어가는 게임이다. 숫자가 중복되거나 마지막 숫자를 부르는 사람이 벌칙을 받는다. 같아서도 안 될뿐더러 마지막 숫자를 불러 유행에 뒤처진다는 ‘뒷북’의 오명을 피하고자 뷰티업계 내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획기적이라는 호평을 얻는 신상품을 좇아 브랜드마다 줄줄이 비슷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한경희 뷰티에서는 홈쇼핑을 통해 ‘진동 파운데이션’을 소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파운데이션을 손에 묻히지 않고도 꼼꼼하게 화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전의 분사 타입의 파운데이션에서 지적된 단점을 보완해 고르고 정교한 메이크업이 가능해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이를 기점으로 브랜드마다 줄줄이 굴비처럼 진동 파운데이션을 줄지어 출시했다. 더 작고 가벼운 디자인, 혹은 기계의 소음을 줄이는 등 단점을 보완해 상품의 경쟁력을 더했다. 트렌드에 뒤처질세라 기존의 출시된 제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진동 파운데이션을 출시한 브랜드도 적지 않았다.
여름마다 UV 팩트가 쏟아지고 있다. 피부톤 보정 및 잡티 보정은 물론 시간마다 덧발라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라 여름이면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지난해 헤라에서는 ‘촉광 메이크업’의 UV미스트쿠션을 선보이며 기존의 팩트에서 업그레이드된 커버력과 수분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에어쿠션, 누드쿠션, CC쿠션 등 브랜드별로 이름만 달리한 미투상품이 우후죽순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일괄적으로 쏟아지는 반짝 이벤트성 상품의 완성도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주로 로드숍 매장을 방문해 뷰티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대학생 A(22)씨는 “여기저기서 비슷한 제품을 광고하다 보니 강조하는 장점까지도 비슷해서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며,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사용 후기를 보고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을 통해 진동 파운데이션을 구입한 직장인 B(29)씨는 “지인이 적극 추천하기도 했고 구매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믿고 샀지만 몇 번 써보고 거의 새 제품 상태로 보관하고 있다”며 “제품의 질이 나쁘다기보다는 평소 메이크업 스타일과 달라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행을 좇아 구매했지만 정작 실용도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업계의 흐름이 뷰티 소비자들의 구매활동에 판단력을 흐린다는 지적이다. 출시 초반의 반짝 인기를 끄는 제품이 스테디 아이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덧붙여 유행 따라하기에 급급한 허술한 제품 출시는 브랜드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준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뷰티업계에서는 소비자의 뷰티 IQ가 높아진 만큼이나 단발적인 매출을 노리기보다는 기술력을 갖춘 독창적인 제품 개발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뷰티 소비자의 현명한 구매활동이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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