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화장하면 꼴불견? 색조화장까지 하는 한국 남자
입력 2013. 05.21. 13:12:02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남자의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을 가리켜 ‘그루밍족’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뷰티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단순히 미용 목적이 아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스펙’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0~30대의 젊은 층 뿐만 아니라 현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들과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는 사장님까지. 외모 관리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화장에는 기초화장과 색조화장이 있다. 기초화장은 피부 관리의 기본이 되는 단계로서 기존의 피부에 수분을 보충해주고 탄력을 주는 기능을 한다. 색조화장은 보정을 하는 기능을 한다. 메이크업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피부 윤곽에 음영을 줘 이목구비를 도드라지게 한다. 남자의 색조화장은 여자만큼 복잡하지 않다. 피부톤을 고르게 하고 잡티를 가리는 정도의 화장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남자의 화장에 중심이 되는 제품은 ‘비비크림’이다.
조금 더 세분화 하자면 여드름 자국과 잡티 등을 가리는 ‘컨실러’, 선명한 눈매를 표현하는 ‘아이라이너’, 남성스러운 눈썹을 표현해줄 수 있는 ‘아이브로우’, 자연스러운 붉은 입술색을 돕는 ‘립스틱’ 등 남성용 화장품이 판매 중이다. 남자의 화장에 대한 관심은 의외로 ‘군대’에서 시작된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위장크림 사용 등으로 피부가 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화장품을 찾게 되는 것. 이러한 흐름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군인들을 위한 위장크림이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블로거는 직접 각 제품별 위장크림에 대한 리뷰를 남기기도 하고 수입 남성 화장품인 ‘랩시리즈’와 ‘비오템 옴므’에서는 군 복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장하는 남자 중 젊은 세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50대 중년들도 적극적으로 뷰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주름 개선을 목적으로 필러 시술을 받은 중년 남성은 더 젊어 보여 좋다는 말과 함께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이 오히려 변화에 대응하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자기개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7일 전국 15세 이상 1,498명(여성: 1,000명, 남성: 4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화장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남성의 10%가 색조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킨, 로션 등의 기초화장품은 평균 2.3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응답해 여성 평균 3.2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남성들이 사용하는 색조화장품 중에는 비비크림(7.8%)이 가장 많았다. 로션과 스킨으로 대표되던 남성 화장품의 지형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파우더(35.6%)·메이크업베이스(33.3%)·파운데이션(31.1%) 사용비율도 3명 중 1명꼴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지난 12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그루밍족이 늘며 지난달 남성용 화장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킨로션 등 기초 피부 관리 제품을 제외한 남성용 메이크업 제품 판매량은 무려 96%나 늘었다. 비비크림, 파우더 등 피부 메이크업 제품은 150%, 아이라이너 아이브로펜슬 등 아이메이크업 제품은 70%, 틴트, 립밤 등 입술 메이크업 제품은 50%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기 꺼려하는 남성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색조 화장품을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모가 중시되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인정하고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선입견을 거두는 미덕도 필요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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