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사건으로 달라진 미용업계의 시선
입력 2013. 05.22. 11:41:55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지난 3월 4일 여직원 4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당한 바 있는 박준뷰티랩의 박준 대표. 그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도자료 전문을 통해 “여전히 전국에서 영업 중인 박준뷰티랩의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물러나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고, 자신의 미용기술로 사회에 봉사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현재 고소인들은 합의 후 고소가 취하된 상태지만 여전히 미용업계에 파장은 크다.
심지어 최근에는 그가 14년 전에도 똑같은 상황 속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불기소 처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업계에 파장도 크다. 이번 일로 일해 지난 4월에는 전국 프렌차이즈 미용실이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7개 브랜드 (박승철, 리안, 이철, 박준, 이가자, 미랑컬, 준오) 업소 41개 소 중 최저임금 미달지급은 11개소,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 34개소, 서면근로계약 작성 및 교부 위반 20개소 등 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이로써 성폭행 관련 내용은 물론이고 여러 부당 노동행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면 그동안 쉬쉬하던 미용업계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 여러 피해를 받고 있으며 특히 손님들의 시선마저 바뀌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는 일부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만 성폭행이나 성추행에 대해서는 사내 교육을 해도 현재 사회적인 인식과 헤어숍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개선될지 의심스럽다는 분위기다.
청담동 한 유명 헤어살롱 관계자 A씨는 “지금 상태는 ‘불똥 튀었다’는 표현이 딱 인 것 같다. 잠잠해지나 했으나 과거까지 밝혀져 다시 한 번 청담동 헤어살롱 전체에 이런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인식이 생길까봐 무섭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사실 헤어숍은 여자 오너나 전문 경영인 출신도 많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이 이미 변했다. 그래서 비서든, 부하 직원인 헤어 디자이너들이든 우리 사이에서는 아예 이 일에 대해 함구하고 내부적으로 교육을 철저히 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려 하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타 프랜차이즈 남성 헤어디자이너는 “가끔 여성 손님들이 박준 사건에 대해 물어보신다. 원래 이런 경우가 많냐고. 이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특히 이쪽은 어쩔 수 없이 모발, 두피 등 부분적인 신체접촉이 이뤄지는 업계다 보니까 이런 일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손님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 하는데, 헤어 시술을 할 때 괜히 잘못한 것 없이 조심스러워진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박준은 미용업계의 대부로 불리며,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남성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희망과 성공’의 상징으로 통했다. 이제는 업계 평가를 절하 시키는 걱정과 우려의 인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용업계 전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전화위복삼아, 꾸준히 제기되어 왔거나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들까지 개선시키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 그래야 예비 비용인도, 소비자도 다시 안심하고 웃으며 미용실을 찾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박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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