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진짜 사나이였던 젊은 남성들과 밀리터리룩
입력 2013. 05.22. 17:47:22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최근 MBC ‘진짜 사나이’가 자칫 지겨울 수도 있는 군대 이야기를 소재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주말 예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10%를 웃도는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군대에 대한 향수가 많은 40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과 젊은 남성 등 시청자 폭이 넓다고 한다.
‘진짜 사나이’는 최근 남성들의 패션 선호도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흔히들 밀리터리룩이 여성들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으나, 20~30대 젊은 남성층들이 밀리터리 룩을 남성적인 섹시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스타일 코드로 받아들이면서 밀리터리룩 관련 아이템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군 생활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거나 오래전에 전역한 남자들이 군대에서 벌어지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보며 간접 체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거나 옛 추억을 떠올린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군 생활의 기억이 아직은 강하게 남아 있는 20, 30대에게 ‘진짜 사나이’는 군대 생활의 악몽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남성들이 지나치게 가늘고 여린 이미지로 일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역현상으로 남성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패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여성들이 밀리터리룩을 애용하는 것 역시 남성성에 대한 향수의 반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해석이다. 여성이 군복을 모티브로 한 밀리터리 룩을 친숙하게 소화하는 것은 남성성의 상징인 야상이 여성적인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극적 효과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사실 밀리터리 룩은 1960년대 이후 반전(反戰)문화와 저항 의식과 결부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스타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자연스럽게 유출되는 옷가지를 구해 입는 것이 밀리터리 룩의 시초였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미군복은 질기고 튼튼해 돈 있는 사람들만이 구해 입을 수 있는 귀한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요즘에는 밀리터리 룩이라면 고개를 돌리는 젊은 군필자들이 많다. 특히나 군대를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남성들에게는 군복을 연상케 하는 밀리터리 룩은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입는 많은 옷이 군복에서 유래됐다는 점은 젊은 군필자들이 군복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흥미롭게 느껴진다. 트렌치코트, 야상, 블루종, 치노팬츠, 피코트, 카디건 등 이외에도 많은 옷들이 군복에서 유래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옷들 모두 밀리터리 룩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옷들은 모두 많은 남성들이 한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으며 즐겨 입는 것이다.
또한 군복을 직접 연상케 하는 밀리터리 룩은 과감히 사양하지만, 셔츠나 타이 등에 세련되게 디자인된 카모플라주 패턴은 많은 남성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또한 군화를 닮은 워커는 겨울철 남성들의 잇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깔깔이’로 알려진 방한 내피 스타일의 외투도 젊은 남성들의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처럼 밀리터리 룩에 대해 군대를 경험한 젊은 남성들은 겉으로는 거부 반응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밀리터리 아이템들을 즐겨 착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자신이 경험한 군대 생활은 매우 힘들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군대 이야기를 할 때면 마치 무협 소설과도 같은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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