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ㆍ의류 수출, 환율 마지노선 100.9엔 붕괴로 위기
- 입력 2013. 05.23. 10:22:17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아베노믹스의 금융정책이 한국 섬유ㆍ의류수출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지난 5월 6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500여 개사를 대상으로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중소기업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섬유ㆍ의류 부문의 엔ㆍ달러 환율 마지노선인 100.9엔이 붕괴됐으며, 엔화 값이 110엔에 이를 경유 섬유ㆍ의류 수출은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조사를 통해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엔ㆍ달러 환율 마지노선이 101.1엔으로 집계됐으나, 22일 기준 엔ㆍ달러 환율이 102.5엔까지 오른 만큼 상당수 수출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대한상의 측은 밝혔다.
올 하반기 수출전망에 대해서도 지난해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유는 엔저 현상(32.8%)에 이어 미국경기둔화(27.6%), 유가ㆍ원자재 가격 상승(25.9%), 유럽재정위기(25.3%), 중국경기둔화(19.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섬유ㆍ의류업계는 엔저 현상으로 일본 원부자재 및 완제품 수입이 늘어나는 것 역시 수출감소보다 더한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패션기업은 이탈리아 및 일본 원단을 선호해왔으나 최근 경기불황에 따라 유로 및 엔화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원단 사용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한, 섬유업체 역시 수출실적이 감소되면서 내수시장을 개척해왔으나, 엔저 현상은 이 같은 자구책 마련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 탓인지 엔화 약세 지속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2.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39.2%), 결제통화 변경(25.4%), 해외마케팅 강화(22.8%), 환 헤지 등 재무적 대응(10.8%)이 제시됐다.
수출시장 다변화는 섬유ㆍ의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을 대체할만한 규모의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소비 여력이 있는 국가들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해외 수출 관련 기업 관계자는 “패션의 경우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의 현실성이 떨어진다. 유럽, 미국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국까지 이전과 같지 않은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소비에 의존하는 제3세계 국가를 수출 대상국으로 삼는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경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상당수 패션 기업이 대안을 찾다 결국 미국이나 중국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원래 방향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수출증대를 위한 정부 정책과제로는 환율안정(59.7%),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33.2%), 수출금융 지원 강화(28.5%) 해외영업 및 무역실무 교육지원 확대(18.6%), 기업 경쟁력 강화지원 확대(18.0%), 대사관ㆍ무역관 등을 통한 현지정보 제공서비스 확대(15.0%) 등이 제시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아베노믹스로 촉발된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정부의 환율대책이 마련될 것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지금부터라도 환율변동을 일시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삼아 적극 대응하고, 원가절감 노력과 기술개발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며 견해를 밝혔다. 또한 “정부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기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경영에 부담되는 요인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섬유ㆍ의류업계가 중국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유지한 것은 중국이 넘볼 수 없는 기술력과 가치 때문이었다. 똑같은 이유로 한국 역시 일본과의 대외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따라서 엔저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력 강화와 함께 정부측 역시 이 같은 기업의 노력이 빨리 가시화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강도 높은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섬유ㆍ의류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