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미스코리아 임지연, 뷰티 아이콘으로 활동 재개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28)]
입력 2013. 05.24. 13:41:13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동양적인 얼굴에 서구적인 몸매, 큰 키의 소유자였던 스무 살의 임지연은 여느 미스코리아가 그렇듯 ‘미용실 원장님’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고 1984년 상경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 본선에서 ‘미스코리아 태평양’으로 선발됐다. 이로써 “내가 널 꼭 미스코리아로 만들겠다”던 미용실 원장님의 소원이 이뤄진 셈.
미스코리아 선발과 동시에 임지연은 KBS ‘출발 동서남북’, MBC ‘차인태의 아침살롱’ 등의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했다. 이후 더 큰 꿈을 갖고 1985년 ‘미스아시아 태평양’에 출전해 한국인 최초로 세계 미인 대회 2등을 거머쥐며 승승장구 했다.
당시 그의 허리가 19인치였다는 것은 웬만한 국민들은 모두 알던 사실. 임지연은 많은 여성들의 질투와 남성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그러나 ‘미스아시아 태평양’은 그에게 비극을 안겨준 대회이기도 하다. 당시 대회를 준비하며 만난 애인이 다른 톱여배우와 돌연 결혼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톱여배우 삼각연애'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임지연은 2년의 방황 끝에 영화 ‘풍녀’(1987)로 컴백하지만 이마저도 흥행에 실패하고, 적나라한 노출을 요구하는 영화만 그를 찾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인생에 두 번째 남자인 일본인 재력가와 결혼해 풍족한 생활을 하지만 자신이 ‘새장에 갇힌 새’처럼 느껴져 5년 만에 위자료도 받지 않고 남편과 헤어졌다.
돌싱으로 귀국한 그는 영화 제작자로 변신한다. 하지만 영화 제작비 사기로 10억 원을 날린다. 그의 전재산이었다. 남자의 배신, 이혼의 아픔, 사업 실패로 점철된 젊음의 시절, 한동안 '멘붕' 상태에 있던 임지연은 가족의 도움으로 다시금 일어선다. 비록 만신창이 힘든 세월이었으나 그는 오뚝이를 닮고 싶었다.

현재 그는 연극이나 골프 채널을 통해 간간히 얼굴을 내비치고 있는데, 최근에는 MBN ‘아주 궁금한 이야기, 아.궁.이’에 출연해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와 늘씬한 몸매를 과시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임지연은 자신의 ‘뷰티노하우’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백 효과가 있는 ‘레몬 양치질’, S라인 몸매를 유지하는 걸음걸이 등을 소개한 것. 그가 지금까지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데에는 꾸준한 생활습관의 도움도 크지만 소녀를 연상시키는 ‘순수함’이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MC들이 “아름답다”라고 칭찬하자, 그는 “아직도 철이 없어서 예쁘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티 없이 맑은 순수함이 40대 후반을 지나고 있는 임지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추억의 사진은 김상근 작가가 1987년 1월 영화 포스터용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제공, MB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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