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골든 솔로 시대 "나는 소비한다, 고로 소비시장은 성장한다"
입력 2013. 05.26. 12:02:53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미래를 생각해야 하나. 그냥 현재에 충실하면 되는 거 아냐.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거야. 돈을 벌어야 한다면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서지” 프리렌서 디자이너이자 혼자 살기에 능숙한 40대 여성의 말이다.
가정을 꾸린 커플들은 자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지만, 솔로들은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미래라는 점에서 전혀 다른 노선을 걷게 된다. 고학력 고소득 40대 골든 솔로들이 적극적인 소비로 불황에 빠진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인 가구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일본은 이미 아라포(arafo)라는 명칭의 40대 전후 고소득 고학력 여성들이 소비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늙어 보이는 이미지로 고착화된 어덜트캐주얼이 감각적이고 매력 넘치는 복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국내 역시 영향을 받아 몇몇 여성캐릭터캐주얼브랜드들이 20대를 향한 무한 애정에서 벗어나 40대를 타깃으로 리뉴얼을 감행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골든 솔로 시대, 적당한 유산을 받고, 전문직으로 확실한 자기 일을 가지고 있고, 친구와 지인들로 이뤄진 사적 공적 커뮤니티가 있는 이들을 골든 솔로라 칭할 수 있다. 이들은 큰 집보다는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공간에 집착하고, 집에서는 철저하게 혼자만의 삶을 즐긴다. 여행은 욕망이 대상의 아니라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현실이며, 패션은 과소비의 영역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자 즐거움이다.
KB 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솔로 이코노미 성장과 금융산업’ 보고서는 한국은 1990년 4인 가구가 29.5%로 전체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차지했으나 2010년 22.5%, 2025년에는 10% 이하로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1인 가구의 비율은 1990년 9.0%에서 2010년 23.9%, 2035년 34.3%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성장하는 1인 가구에는 여러 유형이 있으나, 이 보고서는 '교육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지닌 2030세대 싱글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들 대상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2007년 다보스포럼의 발표 내용을 소개하면서 고학력 고소득 2030 솔로세대를 주요한 소비층으로 언급했다.
또한, 이 포럼의 싱글 경제학 세션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부유한 도시를 지배하고 형성하는 사람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지닌 2030세대 싱글들이며, 이들이 소비 트렌드를 좌우한다'는 내용이 발표돼 2030 솔로세대들의 소비 파워를 설명하기도 했다.
2007년 불황의 정점에서 언급된 2030 솔로세대들은 유통과 패션시장의 다각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들이 성장한 세대가 2013년, 40대 골든 솔로들로, 미디어 역시 이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묘사하기 시작했다.
배우 김혜수가 완벽하게 소화해낸 ‘직장의 신’ 미스김의 근무시간 외의 일상은 실제 많은 솔로들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그가 집에서 해먹에 누워있는 모습뿐 아니라 히피같이 자유분방한 패션은 골든솔로들의 특별한 취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미스김’이 밥도 혼자먹기를 원칙으로 하는 것처럼 골든 솔로에게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성향은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친구나 지인, 그 누군가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특징 하나는 나홀로 쇼핑이다. 골든 솔로들에게 나홀로 쇼핑은 골든힐링타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홀로 쇼핑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 티셔츠 하나도 못사는 사람들은 골든 솔로라고 할 수 없다. 하다못해 골든 솔로는 매장 직원들의 도움도 거부한다. 그들의 조언이 오히려 나 자신을 향한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40대에 막 들어선 한 여성은 “친구들이 쇼핑을 같이 가자고 하면 기꺼이 따라가 주죠. 그런데 절대 제 옷은 사지 않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의 이런저런 의견들이 방해될 뿐 아니라 ‘나 어떻게 보여’라는 질문이 대부분인데. 저는 누구한테 어떻게 보이는 가보다는 제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더 집중하는 편이거든요”라며 골든 솔로들의 전형적인 쇼핑 특징을 드러냈다.
특별한 쇼핑을 위한 골든 솔로들의 특별한 취향은 쇼핑시간에서도 드러난다. 대체로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주중이나 주말 오전 같은 한가한 시간에 쇼핑한다. 이들이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것은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원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해외구매대행 사이트가 아닌 해외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구매하는 적극적인 글로벌 쇼퍼족이기도 하다.
40대 골든 솔로들이 고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답답한 노처녀들과 40대 골든 솔로들의 차이점은 자기애에서 출발해, 궁극적으로 타인까지 포용할 수 있는 이타애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골든 솔로들의 소비 파워에 주목한다면 현재 장기 불황의 고리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 '직장의 신' 스틸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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